편집자의 글
같은 궁을 세 사람이 지었다
2020년 봄, 이 게시판에는 경복궁이 세 개 있었다.
첫 번째는 2년 전에 지어진 궁이다. 그것을 만든 사람이 직접 재연재를 올렸는데, 도입부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지만 사진이나마 남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도시는 사라졌고 사진만 남은 것이다.
두 번째는 북악산의 능선부터 맞춰 가는 궁이다. 1년 전 우리는 그 사람이 산등성이를 실제 사진과 대조하는 것을 보고 이유를 짐작만 했는데, 이번 봄에 본인이 답했다. 경복궁은 북악산과 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세 번째는 궁궐 복원 프로젝트의 제1탄으로 새로 지어진 궁이다. 월대는 아직 못 지었지만 해태상은 제자리에 놓았다고 그는 적었다.
같은 대상을 세 사람이 각자의 관심으로 지었고, 그중 하나는 이미 사라졌다.
그런데 사라진 궁을 지었던 사람은, 같은 봄 다른 게임에서 계속 짓고 있었다. 마인크래프트다. 그는 살림집부터 다시 시작해 고을을 둘러싼 성을 쌓았고, 전주 풍남문과 고창읍성 공북루를 블록으로 옮겼다.
다만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었다. 한옥을 지은 사람이 따로 있고, 그것을 받아 마을로 앉힌 사람이 그다. 갈비집의 내부를 꾸민 사람이 또 따로 있고, 사진에는 손님으로 앉은 사람까지 나온다. 혼자 지은 궁은 한 사람의 컴퓨터에서 사라졌지만, 이 마을은 처음부터 여럿의 손을 거쳤다. 특집호의 마지막 기사를 그 성에 내준다.
이 특집호는 그 네 곳 사이를 걷는다.
인터플레이시티 편집부
이번 호
목차
Works건축물
Culture문화
'다시 볼 수 없는 도시' 중에서이제는 다시 볼 수 없지만
사진이나마 남아 있어서 다행입니다.
듣기
음악 큐레이션
사라진 것을 사진으로만 다시 보는 일에 어울리는 열 곡. 옛 노래를 주로 골랐다. 궁을 천천히 걷는 속도로 흐르는 곡들이다.
YouTube Music에서 듣기 → 편집부 선곡
다음 호
Vol. 07 — Summer 2020
다음 호는 여름에 찾아옵니다. 게시글 제목이 전부 노래 같은 도시, 동 단위로 나누어 짓는 신서울, 그리고 가상의 나라에서 치러진 네 번째 총선거를 다룹니다.
제작 정보
발행과 제작
- 발행
- PLAYCITY
- 발행일
- 2020년 4월
- 편집
- 인터플레이시티 편집부
- 사진
- Geff · 짱구uk · 티디비 · 게시=Geff / 한옥 제작=보숙(강
- 출처
- PLAYCITY 아카이브 — CS 도시연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