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2025 연말호

구 지산역사,
폐역을 다시 세우다

운행이 끝난 역을 굳이 다시 짓는다.
2023년부터 고쳐 온 도시계획의 첫 건물로, 폐역 하나를 세 번에 걸쳐 올린 사람.

역사 건물 전경. 좌우 익랑을 갖춘 옛 역사가 지상에 고정되어 있다.
구 지산역사 전경. 위치를 확정한 뒤 지상에 고정하고, 역 앞 광장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이 호의 다른 기사들이 도시 전체나 대단지를 세는 사이, 지산시의 기록은 건물 한 채에 머문다. 첫 편에 붙은 한 줄이 그 자리를 설명한다 — 「2023년부터 개정 중인 지산시 마스터플랜에 따라 배치 및 건설된 첫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도시계획을 먼저 고치고, 그 계획의 첫 결과물로 옛 역사를 골랐다. 지산시는 2021년 겨울호에서 시보로 필지를 고시하고 위키에 건축물 대장을 남기던 도시다.

01계획의 첫 건물

구 지산역사는 실재하지 않지만, 실재하는 철도사의 문법을 그대로 빌린다. 위키의 건축물 대장에는 설정상의 연혁이 붙어 있다 — 1918년 초대 지산역 개업, 1936년 중앙선 표준궤 개궤와 함께 현 위치로 이설된 2대 지산역, 그리고 2019년 영업 종료. 지산시 황오동에 좌표까지 박힌 이 건물은 위키에서 「지산철도문화관(Jisan Railway Cultural Center)」, 곧 철도 역사 박물관 겸 미술관으로 규정된다. 폐역을 헐지 않고 문화 시설로 남기는, 현실 도시들이 흔히 택하는 보존의 방식이다.

정면에서 본 구 지산역사 초기 형태.
구 지산역사 정면. 9월 13일 착공한 첫 편의 모습이다. [37232]

02세 번에 걸쳐 자라는 역

9월 13일 착공한 뒤, 9월 14일·16일·21일 세 편에 걸쳐 건물이 조금씩 자란다. 첫 편은 정면과 약간 위에서 본 조감뿐이다. 이틀 뒤 둘째 편에서 「한쪽 익랑을 추가했다」는 짧은 한 줄과 함께 건물의 폭이 넓어진다. 익랑(翼廊)은 본채 좌우로 날개처럼 뻗은 부속으로, 옛 역사 건축의 전형적인 요소다.

한쪽 익랑을 더해 폭이 넓어진 역사.
둘째 편에서 한쪽 익랑을 추가했다. 옛 역사 특유의 대칭이 잡히기 시작한다. [37233]

셋째 편에서 건물은 비로소 땅에 앉는다. 연재자는 「위치 확정 후 지상에 고정시켰다」며, 그 과정에서 건물을 「1블럭 정도 옮겼다」고 적는다. 좌표를 한 칸 단위로 조정한 기록까지 게시물에 남았다. 이어 역 앞 광장에 육각정 벽채를 세우고, 건물 후면을 손보고, 플랫폼을 임시로 배치한다. 셋째 편의 작업은 대부분 정면이 아닌 뒤와 옆과 바닥이다.

03폐역을 어디까지

플랫폼을 임시로 놓은 뒤, 연재자는 「폐역이기 때문에 어디까지 구현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봐야겠다」고 적는다. 설정상 이 역은 2019년에 영업을 마쳤다. 승강장과 선로를 어느 상태로 남길지가 다음 편의 과제로 넘어간 셈이다.

역 뒤편에 임시로 놓인 플랫폼과 육각정.
임시 배치한 플랫폼. 폐역이라 어디까지 구현할지는 다음 과제로 남겼다. [37234]

세 편의 스크린샷과 몇 줄의 메모가 이 연재의 전부다. 규칙을 문서로 세우고, 완공을 대장에 올리고, 건물마다 설정상의 연혁을 부여해 온 지산시의 방식은 여기서도 그대로다. 개정한 마스터플랜의 첫 항목이 신축이 아니라 1918년에 세워졌다는 설정의 역사(驛舍)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