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s — 2025 여름호

진곡읍,
아파트 하나가 지구계획이 되기까지

시골 외곽에 아파트 한 채를 세우려던 계획이,
도로를 긋다 보니 3,640세대의 읍이 되었다.

시골 읍내 시가지. 낮은 아파트 단지와 상가, 그 사이로 새로 놓인 도로가 뻗어 있다.
진곡 북부지구. 읍사무소와 농협·하나로마트가 신축 이전하며 시가지가 채워졌다.

7월 2일의 첫 게시물 제목은 길고 개인적이다. 「현생에 치이다가 너무나 오랜만에 만들어본 시골 외곽 준신축아파트」. 본문은 「헤헤」 한 마디뿐이고, 사진에는 낮은 산과 논밭을 배경으로 몇 개 동이 서 있다. 오래 손을 놓았던 도시 만들기를 다시 여는 자리다.

01아파트 한 채에서 시작하다

제목에 쓰인 말은 「준신축」이고, 자리는 시골 외곽이다. 이틀 뒤 지구단위계획으로 커지는 연재의 출발점이 이 한 채다.

시골 외곽에 놓인 준신축 아파트 단지. 낮은 산과 논밭을 배경으로 몇 개 동이 서 있다.
연재의 시작이 된 시골 외곽 준신축아파트. 큰 계획 없이 세운 이 한 채가 이후 지구계획으로 편입된다.

02도로를 긋다 계획이 커지다

하루 만에 방향이 바뀐다. 7월 3일 「진곡읍 자이아파트」 게시물에서 작성자는 계획이 커진 이유를 적어 둔다. 「그냥 아파트 하나 하려 했는데 도로망 구축하다 보니 지구단위 계획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도로를 그리다 보니, 그 도로가 감싸는 땅을 어떻게 쓸지 정하게 되고, 그러다 계획 전체가 커진 것이다.

이 게시물에는 색으로 구분한 토지이용 계획이 함께 올라온다. 「빨간 라인이 공동주택, 파란 라인이 상업구역, 초록색은 녹지구역, 검은색은 초등학교」다. 실제 지구단위계획도의 범례를 그대로 옮긴 색분류다. 아파트 한 채가 「신흥 지구계획에 편입」된다는 제목 그대로, 개별 건물이 도시계획의 한 필지로 재배치되는 순간이 기록된다.

03읍이 갖추어야 할 것들

7월 4일, 계획은 실제 시가지로 채워진다. 「진곡읍 농협·하나로마트, 읍사무소 신축 이전」 게시물은 읍이라는 행정단위가 갖춰야 할 시설을 하나씩 세운다. 읍사무소가 신축 이전하고, 농협과 하나로마트가 들어서고,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배치된다. 시골 읍내의 전형적인 구성 — 관공서, 농협, 학교 — 이 그대로 재현된다.

같은 게시물에서 「진곡 북부지구」가 완성되고, 지구단위계획은 「총 3,640세대」로 마감된다. 1단지·2단지·3단지가 차례로 들어서는데, 작성자는 3단지에 대해 「사실 얘는 귀찮아서 대충 만듦」이라고 적어 둔다.

04시가지가 길어지다

연재의 마지막 편은 같은 날 올라온 「진곡읍 시가지가 길어졌어용」이다. 북부지구가 채워지자 시가지가 세로로 길어졌다는 관찰이다. 아파트 한 채에서 시작해, 도로가 계획을 부르고, 계획이 시설을 부르고, 시설이 다시 시가지를 늘리는 연쇄가 사흘 만에 일어났다.

계획서가 먼저 있었던 것이 아니라 도로망을 짜다 계획이 생겼다는 것은 작성자 본인이 밝힌 순서다. 「그냥 아파트 하나 하려 했는데」로 시작한 연재가 사흘 뒤 3,640세대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