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2024 연말호
옮겨 심은
건물들
누군가는 실제 아파트와 다리를 서버에 그대로 옮겨 심고, 누군가는 처음부터 오피스와 공항을 세운다.
큰 연재 바깥에서 조용히 올라온 이 계절의 개별 건축.
이 기사가 모은 여섯 편은 도시 연재에 속하지 않고 건물 한두 채로 끝나는 글들이다. 실제 한국의 건물을 서버로 옮겨 심는 쪽과, 처음부터 하나를 설계해 세우는 쪽으로 갈린다.
01송주시, 실물을 옮겨 심다
가장 뚜렷한 이식의 사례는 송주시에서 나왔다. 한 건축가는 연말에 사흘 간격으로 세 채를 올렸는데, 셋 모두 실제 건물이나 실제 지명을 바탕에 둔다. 12월 30일의 「아르지움 방배」는 천안시티자이가 원형이다. 그는 「21년도에 개인 맵에서 지은 천안시티자이를 서버에 이식했다」고 밝힌다. 같은 날의 「아르지움 송주역」은 서대구센트럴자이를 옮긴 것으로, 「송주시 재개발 계획부터 존재하던」 단지라고 적는다. 실제 아파트 브랜드가 「아르지움」이라는 서버 안의 이름으로 바뀌어 도시에 들어선다.
다리도 마찬가지다. 12월 29일의 「사장교」는 염안도교통공사 3호선 전용 모노레일이 지나는 사장교로, 「대구 도시철도 3호선 팔달역 근처 사장교」를 모티브로 삼았고, 주변 경관은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을 참고했다고 적는다. 하나의 구조물에 대구의 다리와 고양의 동네가 겹쳐진다.
02처음부터 세운 오피스
「SE 파이낸스 센터」는 스펙 시트에 가까운 글로 소개됐다. 착공일 2024년 7월 9일, 준공일 10월 31일, 건물 높이 168미터(옥상 포함 170미터), 시공사 SE 건설. 넉 달 만에 42층 오피스 타워 하나를 올린 셈이다.
층별 구성까지 도면처럼 정리된다. 1~4층 로비, 5~16층 업무용 오피스, 17층 테라스층, 18~29층 오피스, 30층 테라스층, 31~42층 오피스. 글의 마지막 한 줄은 「입주 가능」이다.
03하늘길과 시티뷰
11월 18일 공개된 「양정공항」은 「청산도, 하늘길을 열다」라는 한 줄과 함께 올라왔다. 청산도의 양정에 자리한 이 공항은 터미널을 중심으로 A카운터와 셀프 체크인 카운터, 보안검색시설, 「생체바이오 등록 전용 고객 시설」, 수화물 검색, 격리구역까지, 승객이 거치는 절차의 순서대로 소개된다.
같은 건축가는 앞서 10월 18일 화명에서 「코스모스」를 열었다. 「센트럴시티 화명에서 시티뷰와 함께 다이닝을 즐겨보세요」라는 소개대로, 도시 전망을 낀 다이닝 공간이다. 본문 없이 그 한 줄이 소개의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