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2024 여름호

연구소,
도시를 읽다

짓기 전에 먼저 읽는다.
옛 계획과 바깥 도시의 소식을 게시판으로 불러오는 사람들.

격자와 공구 경계로 나뉜 옛 신도시 계획도. 매립 예정지의 윤곽이 그려져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1993년 최초 계획안. 계획 인구 25만, 지금과는 판이한 시가지 계획이다.

「도시 연구소」는 이 카페에서 게임 화면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 게시판이다. 대신 실제 도시의 계획과 소식과 데이터가 모인다.

01짓기 전에 읽는 게시판

도시 연구소의 글은 대체로 「내가 무엇을 지었다」가 아니라 「바깥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로 시작한다. 티디비는 이 게시판에 옛 도시계획을 되짚고, 해외 도시의 재편 소식을 옮기고, 설계공모의 결과를 정리한다. 다른 회원들은 교통 규칙의 개정이나 실측 데이터를 나른다. 이 기사가 다루는 여섯 편에는 게임 화면이 한 장도 실려 있지 않다.

02옛 계획을 다시 읽다

6월 15일자 「인천 송도국제도시 최초안(1993년)」은 이 게시판의 성격을 잘 보여 준다. 티디비는 IMF가 오기 전, 국제업무지구 계획이 등장하기도 전의 송도 계획안을 꺼낸다. 계획 인구는 25만 명. 오늘날 매립 면적의 일부에 불과한 땅에 그만한 인구를 담으려 했으니, 당시 계획 밀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는 관찰이 붙는다. 그때의 송도는 국제도시가 아니라 택지지구로 개발하려던 곳이었고, 공구를 잘게 나누어 매립할 계획이었다.

그는 그 옛 계획을 실패로 읽지 않는다. 「93년 계획 이후 실제 개발은 다소 늦어졌지만, 오늘날 크게 달라진 송도를 보면 어쩌면 전화위복이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적는다. 2010년대까지 남아 있던 유보지가 훗날 대규모 바이오 산업단지 부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03바깥 도시의 소식

여덟 개 차로의 대로를 인도와 자전거 도로, 빗물 정원으로 바꾸는 파리의 재편 계획도.
파리 아브뉘 드 라 그랑드 아르메. 차로를 절반으로 줄이고 인도·자전거 고속도로·빗물 정원을 넣는 2030년 계획을 옮겼다.

6월 16일, 티디비는 이틀에 걸쳐 두 도시의 소식을 나른다. 하나는 파리다. 개선문에서 뻗어 나가는 아브뉘 드 라 그랑드 아르메 — 샹젤리제의 반대편에 있는 이 여덟 차로 대로를, 파리시가 2030년까지 자동차 공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인도와 빗물 정원과 넓은 자전거 고속도로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강우를 흡수해 하수도 범람을 줄이도록 식재 구역을 설계한다는 세부까지 옮겨 적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옮기고 기차 플랫폼 위에 유리 쉘을 씌우자는 뉴욕 펜역 재구상 렌더링.
뉴욕 펜 스테이션 재구상 제안. 경기장을 옮기고 유리 쉘로 빛을 들이자는 건축가들의 대안 렌더링을 정리했다.

다른 하나는 뉴욕이다. 1963년 철거된 화려한 보자르 양식의 옛 펜역을 그리워하며, 지금 매디슨 스퀘어 가든 아래 묻힌 「음침한 지하 터미널」을 다시 짓자는 논의를 정리한다. 경기장을 7번가 너머로 옮기고 그 구조물을 재활용해 기차 플랫폼 위에 거대한 투명 쉘을 씌우자는 건축가의 제안, 60억 달러 규모의 주(州) 계획과 그에 반대하는 도시 옹호 단체의 목소리가 나란히 실린다.

04규칙과 데이터

연구소가 나르는 것은 소식만이 아니다. 규칙과 원자료도 여기로 모인다. Sophisticated는 6월 7일 「우리 회전교차로가 달라졌어요」에서, 국토교통부가 2022년 8월 개정한 회전교차로 설계지침을 풀어 설명한다. 우회전 차로 분리형, 차로 변경 억제형, 나선형 — 세 유형을 소개하고, 진입 전 차로 선택·교차로 내 차로 변경 금지·회전 차량 양보라는 세 가지 통행 원칙을 정리한다.

같은 날 야호표는 「강남역 일대 3D 데이터셋」을 공유한다. 3D 레이저 스캐닝으로 만든 강남역 A·B 구역의 FBX 파일로, 남산골 한옥마을과 인제 스피드웨이, 샌프란시스코 일부가 오픈 데이터로 공개되어 있다는 안내가 붙는다. 「이쪽은 잘 몰라서 활용도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공유해 본다」는 한 줄이 붙어 있다.

6월 21일 티디비가 올린 가덕도 신공항 국제설계공모 결과도 같은 성격이다. 당선작 「Rising Wings」(희림·근정·나우동인)부터 순위별 후보작이 정리되고, 렌초 피아노·SOM·니켄 세케이 같은 이름이 참여 명단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