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2024 봄호

연구소의 봄,
호텔과 지도와 마천루

짓기 전에 먼저 조사한다.
개장 예정 호텔 목록과 서울시 3D 지도와 미국 최고층 빌딩 떡밥이 쌓인 게시판.

여러 호텔 브랜드 로고와 이름이 등급별로 정리된 목록 화면.
「오픈 예정 호텔 2024-2027」. 등급과 브랜드까지 정리한 스물한 장짜리 자료 게시글.

이 봄 도시 연구소 게시판에 올라온 것은 완성된 건물이 아니라 실제 세계의 자료였다. 호텔 목록, 3D 지도, 초고층 빌딩 계획, 공항 마스터플랜, 그리고 지도 서비스 하나다.

01개장 예정 호텔을 목록으로

4월 16일, 한 회원이 「오픈 예정 호텔 2024-2027」을 올렸다. 2020년 이후 오랜만에 작성했다는 이 글은 모든 예정 호텔을 담지는 않았다면서도, 스물한 장의 자료에 걸쳐 연도별로 개장 예정 호텔을 정리한다. 등급은 예상치임을 밝히고, 최고급 브랜드에는 밑줄을 그어 표시했다. 임피리얼펠리스를 리모델링해 하얏트에 편입하는 「디 언바운드 컬렉션」, 마곡과 평택의 머큐어, 2025년의 인터컨티넨탈 평택과 쉐라톤 서울, 2027년 서울역 북부의 자누 서울과 유엔사 부지의 로즈우드 서울까지, 실제 호텔업계의 개발 계획이 브랜드와 운영사 단위로 나열된다.

부지와 등급과 운영사가 함께 적혀 있어, 어느 자리에 어떤 급의 건물이 들어설 예정인지가 연도별로 읽힌다.

02서울을 3D로 갱신하다

건물 하나하나가 입체로 표현된 서울시 3D 지도 화면. 강남권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에스맵(S-MAP) 2023년판. 돈덕전과 원베일리 등 신축 대단지가 추가되고 나무 레이어가 기본 옵션이 되었다.

4월 13일에는 서울시 3D 지도 서비스 「에스맵(S-MAP)」이 2023년판으로 갱신되었다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대부분의 건축물이 기존 모델링을 그대로 쓰되 텍스처만 일부 손봤다면서, 돈덕전과 사학연금 서울회관, 원베일리 같은 강남권 신축 대단지가 새로 추가되었다고 짚는다. 2022년판에서는 오픈랩에서만 보이던 나무 레이어가 기본 옵션으로 들어왔다는 관찰, 갈수록 퀄리티가 조잡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아쉬움, 그럼에도 항공사진은 3D 모델보다 비교점을 찾기에 훨씬 유용하다는 실무 조언이 이어진다.

같은 작성자는 3월 26일 「맵박스(Mapbox)」 인터랙티브 지도 서비스도 소개했다. 커스텀 맵을 만드는 서비스지만 스탠다드 스타일 맵을 누구나 구경할 수 있고, 서울의 랜드마크들이 점차 구현되고 있어 볼 만하다는 것이다. 두 글이 소개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건물을 들여다볼 도구다.

03그거, 지을 수는 있는 거예요?

초고층 빌딩 계획 조감도. 주변 도시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타워가 솟아 있다.
오클라호마시티 레전즈 타워 계획. 완공되면 뉴욕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35m 넘겨 미국 최고층이 된다.

3월 25일의 「그래서 그거, 지을 수는 있는거에요?」는 이 게시판에서 가장 긴 글이었다. 미국 오클라호마시티의 브릭타운 개발 계획에 포함된 「레전즈 타워」가 주제다. 완공되면 뉴욕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35m 넘겨 미국 최고층이 될 계획인데, 대도시가 아닌 20위권 도시에 그런 건물이 들어선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고 소개한다.

작성자는 이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하나씩 의심한다. 예정 부지에서 공항까지 10km밖에 안 돼 연방 항공청의 허가가 첫 난관이라는 점, 세금 증액으로 2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전제,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회사와 그 대표의 이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까지 검색으로 따진다. 「와 저걸 진짜 해?」라는 대중의 반응을 인용하며, 규모만큼이나 추진 주체도 파격적이라고 적는다.

4월 26일에는 「인천국제공항 5단계 마스터플랜」이 올라왔다.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골자로 한 확장 사업, 창이공항의 쥬얼창이를 닮은 복합문화시설 개념도까지 실제 공항 계획을 정리한다.

3월 25일부터 4월 26일까지 연구소에 쌓인 것은 스물한 장짜리 호텔 목록 하나, 갱신된 3D 지도 한 건, 지도 서비스 한 건, 미국 최고층 계획을 따진 긴 글 한 편, 공항 마스터플랜 하나다. 완성된 건물은 한 채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