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Summer 2022
성안시,
좌표로 등록하고 뉴스로 방송하다
도시를 스무 개의 좌표로 등록하고,
백화점과 텔레콤과 뉴스 채널로 그 도시를 채우는 사람.
7월 19일 「성안시 등록」이라는 글은 도시의 스크린샷이 아니라 신청서의 서식으로 시작한다. 도시 이름(성안시 / Seongan City / 城安市), 로고 파일, 신청 위치(청산도 5번 부지), 그리고 도시 등록 조건을 충족했는지를 증명하는 좌표의 목록.
스무 개 남짓한 건축물이 각각 좌표(예: 6560, -12668)와 높이 등급(80m 이상)과 함께 표로 나열되고, 「완공한 81블록 이상 건축물 14채 70점」처럼 규모별 점수가 합산된다. 건축 점수 85점에 카페 가입 점수 35점을 더해 도합 120점. 도시 하나가 좌표와 점수로 환산되어 심사를 통과한다.
01좌표로 등록하는 도시
성안시는 그렇게 서버에 「등록」된다. 앞선 미리내시가 운영과 양도를 문의했듯, 이 서버의 도시는 짓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좌표와 점수로 자격을 증명해야 한다. 어떤 건물이 어디에 몇 미터로 서 있는지가 숫자로 고정되어야 지도 위의 한 자리가 배정된다.
이 사람의 활동 무대는 성안시 한 곳이 아니다. 해강도 함학시, 청산도 들안, 심양, 화명이 그의 글에 번갈아 등장하고, 그 도시마다 자기 브랜드의 지점이 하나씩 들어선다.
02브랜드로 채우는 도시
성안시가 등록되자 브랜드가 그 위를 채운다. 중심에는 해성건설이 있고, 그 아래로 업종이 갈라진다. 유통에는 해성백화점이 있다. 「그랜드 에비뉴 심양」과 「들안 해성백화점」이 차례로 문을 열고, 들안점에는 「들안의 첫 프리미엄」이라는 카피와 함께 「대전신세계 Art & Science」를 참고했다는 단서가 붙는다. 주거에는 공동주택 브랜드 아르테가 있어, 「아르테의 시작은 들안에 있습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함학리버파크·독진리버뷰를 예고한다.
재현의 기준은 대체로 실재하는 건물이다. 갯벌타워는 인천 송도동의 건물을 화명에 옮겼고,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의 워커힐(WALKERHILL)이 등장하며, 「KT 본사」로 소개된 건물은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 90」이라는 실제 주소와 함께 해성텔레콤(Haesung Telecom)의 사옥으로 등록된다. 실재하는 랜드마크의 주소를 캡션에 그대로 적어 두고, 그 위에 자기 그룹의 브랜드를 얹는다.
03뉴스로 방송하는 도시
「One and Only News」라는 표어를 단 가상 뉴스 채널 BNN은, 자기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을 신문 기사의 문체로 보도한다. 7월 말 「백양대학교 함학캠퍼스, 결국 무산」은 캠퍼스 조성사업이 MOU 체결 9개월 만에 파기됐다는 소식을, 대학과 시의 협의 과정과 「기존 캠퍼스와의 이원화 우려」라는 사유까지 붙여 전한다. 8월 초 「백양대학교들안병원 4일 착공」은 78,000㎡ 부지에 지하 4층·지상 15층·750병상 규모로 착공식이 열렸고 해성건설이 시공을 맡았다는, 완연한 지역 뉴스의 형식을 갖춘다.
기사에는 「김한강 기자」, 「강다영 기자」라는 서명이 붙고, 말미에는 「해강도 함학시 동호구 연동 BNN미디어센터」라는 주소와 방송 문의·제보 전화번호가 적힌다. 한 기사에는 「감천시장이 아닌 금일시장으로 썼었는데 지금은 수정하였습니다」 같은 정정보도까지 달린다. 실재하지 않는 병원의 착공에 서명과 연락처와 정정이 함께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