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Summer 2022
아리울,
도시를 연구해 광화문을 옮기다
런던 시청이 왜 이사했는지, 토론토가 왜 높아지는지 먼저 읽는다.
그리고 그 손으로 광화문 한 블록을 그대로 옮겨 짓는다.
이 사람의 글 절반은 스크린샷이 아니라 문장이다. 「도시 연구소」 게시판에 올라온 글들은 실재하는 도시의 사건 하나를 골라, 그 뒤의 행정과 경제와 역사를 풀어 낸다. 나머지 절반은 그렇게 읽은 도시를 블록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01도시를 읽는 사람
6월 초 「런던 시청은 이제 이곳이 아닙니다」는 2022년 런던 시청이 서더크에서 뉴엄으로 옮겨간 사연을 다룬다. 우리가 아는 독특한 형태의 옛 시청 건물이 사실은 쿠웨이트 투자청 소유여서 비싼 임대료를 냈고, 이전으로 5년간 5,500만 파운드를 아낄 수 있게 됐다는 것. 나아가 대처 총리가 런던시 의회를 폐지했던 역사, 「City of London」과 「Greater London」의 혼동까지 짚는다. 이어지는 「토론토가 뉴욕 다음으로 고층이 많아진 이유」는 시카고의 정체와 토론토의 고밀화, 100개가 넘는 공사 현장과 주택 공급 부족, 온타리오호에서 불어오는 바람 문제를 함께 놓는다.
관심은 건물 하나에 머물지 않는다. 「100조 원 프로젝트: 캘리포니아 고속철도」는 인구 4천만의 캘리포니아를 잇는 노선의 요구 조건 — LA·샌프란시스코 2시간 40분, 최고 시속 350km — 을 정리하고, 「1층은 종로구인데 12층부터 중구인 빌딩」은 감리회관 한 채가 두 구청의 관할로 갈린 사연을 파고든다. 미시간대 학생이 만든 서울의 시대별 건축물 3D, 양양 오산포에 들어설 카펠라 리조트까지, 그의 관심은 행정 구역과 임대료와 밀도와 브랜드를 오간다.
02광화문을 옮기다
8월 말 「아리울 시내 개발 [5]」은 자기 도시의 업무지구를 상징하는 스크린샷으로 시작한다. 세종문화회관, 광화문 교보타워, 광화문 D타워,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그저 외형만 옮긴 것이 아니라, D타워 저층부에는 「가배원」이 입점하고, 교보 지하에는 「운종문고 3호점이 입점하여 현실감을 높일 예정」이며, D타워 저층부에는 「시전행랑 유적」까지 재현된다. 실재하는 광화문 한 블록의 상가 구성과 지하 유적까지 옮겨 온다.
같은 손이 다른 실재를 계속 옮긴다. 서울대학교 관정관의 파사드가 아리울대학교로, 함학시 연동의 트라팰리스가 블렌더로 렌더링한 8K 스크린샷으로, 남해국제공항이 렌더링 이미지로 남는다.
031월부터 8월까지
「2022 아리울」이라는 타임랩스는 주 2회(수·토) 촬영한 도시의 변화를 이어 붙인 것으로, 1월 4일부터 6월 1일까지, 다시 8월 20일까지 구간을 나눠 올라온다. 도시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달에 걸쳐 조금씩 채워지는 과정을, 정해진 요일마다 같은 자리에서 찍어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