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Spring 2022

혼자 짓고
혼자 취재하다

손님 없는 자기 호텔을 가짜 신문으로 취재한다.
전자 브랜드 광고를 PPT로 만들어 위키에 올린다.

회색 콘크리트 외벽의 호텔 건물. 규칙적인 창이 격자로 나 있다.
미리내시 새울동의 스테이루나 호텔. 개업 4개월, 110개 객실 중 하루 평균 이용은 열 개가 되지 않는다.

01자기 실패를 취재하다

4월 11일에는 「내아일보」라는 글이 올라온다. 형식부터 신문이다. 「개업 4개월이 되어 가는 스테이루나 호텔, 그 근황은?」이라는 표제 아래, 지난해 12월 문을 연 자기 호텔의 부진을 기사체로 파고든다. 「총 110개의 객실이 있지만 하루 평균 사용 객실은 열 개도 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는 리드가 붙고, 그 원인을 세 가지로 나눠 짚는다. 주차장의 부재 — 「공사 도중 다른 사업이 우선시되어 미뤄지다 결국 주차장 없이 오픈했다」. 부족한 내부 서비스 — 식당룸 다섯 칸 중 둘은 비어 있고 편의점도 정수기도 없다. 볼거리 없는 주변 환경.

마지막 문단은 이렇다. 「호텔 건설 당시 주민들은 관광객 소음을 우려했으나, 방문객이 워낙 적어 딱히 문제가 없었다」는 「재밌는 이야기」로 기사를 맺고, 「―내아일보 순수시장Soon―」이라는 바이라인을 단다. 자기가 지은 건물의 부진을, 자기가 만든 신문으로, 남의 일처럼 취재하는 것이다.

02하이난이라는 가상 기업

가상 스마트폰 브랜드의 신제품 광고 이미지. 기기와 슬로건이 배치되어 있다.
가상 전자 브랜드 하이난의 신제품 'HAINAN always Y 2022' 광고. PPT로 제작해 위키에 등록했다.

호텔을 지은 「하이난 건설」은 그의 도시를 떠받치는 가상 기업 집단의 일부다. 4월 15일에는 그 계열의 전자 브랜드가 신제품을 낸다. 「가장 나답게. 내 손 안에. HAINAN always Y 2022」라는 카피 아래, 베젤리스 디스플레이·대용량 배터리·「강력한 Mir 칩셋」·세 가지 크기와 네 가지 색상이 실제 스마트폰 광고의 문법 그대로 나열된다. 제품명은 「Y32·Y52·Y72」다.

작성자는 이 작업의 성격을 스스로 밝힌다. 「요즘 PPT로 이런 걸 만드는 데 재미 들렸다」며, 「전에 만든 것들까지 이번에 싹 다 위키에 등록해 뒀다」고 적는다. 하이난홀딩스 아래 전자·모바일·TV로 뻗어 가는 브랜드 체계가 플레이시티 위키에 정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03도서관을 열고 입점을 모집하다

공사 중인 도서관 건물과 주변 골목. 감천 특유의 경사지 마을이 배경에 있다.
감천에 문을 연 두 번째 쉼표도서관. 건물 안 카페와 편의점 자리에 입점할 사람을 게시판에서 모집했다.

미디어와 브랜드만 짓는 것은 아니다. 4월 중순에는 부산 감천을 옮긴 듯한 경사지 마을에 「쉼표도서관」 2호점을 연다. 여는 방식이 눈에 띈다. 「건물 내 편의점·카페에 입점할 브랜드를 찾는다」며 게시판에 자리와 좌표를 공개하고, 「댓글에 남기면 승인 후 만들러 가면 된다」고 안내한다. 카페 자리와 편의점 자리의 최소·최대 넓이를 붉은 선으로 표시하고, 「건물 외벽은 건드리지 말 것」, 「간판은 특정 y좌표에만」 같은 규정까지 붙인다.

혼자 짓던 사람이, 자기 건물의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듯 개방하는 것이다.

04시장님을 기다리며

봄의 끝에는 다른 종류의 글이 놓인다. 3월에는 「미리내시 새울중·고등학교 개교」를 알리며 중학교·고등학교 로고와 항공뷰, 급식실과 공용 강당의 배치를 소개했다. 그러나 5월 초의 「미리내 시장님 언제 오실까요…」와 봄의 마지막 글 「미리내의 미래는…」에서는 톤이 바뀐다. 「오른쪽 아래 놀이공원 입구만을 남겨 두고 가 버린 시장님」을 기다리는 짧은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