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s — Summer 2021
K-골목길과
전봇대라는 노동
골목 하나에 전봇대를 하나씩 심는다.
재개발의 서사를 스스로 지어 붙이는 도시.
무야호가 「뽕차서 작정하고」 분위기를 살렸다고 적은 첫 무대는 저층 주택이 빼곡한 골목이었다. 제목은 「K-골목길」, 본문의 첫 줄은 「이것이 K-골목길 갬성」이다. 다른 데는 듬성듬성 대충 했는데 이번만큼은 작정했다는 말도 함께 적혔다.
01K-골목길이라는 정서
첫 글에서 그는 맵의 근황을 함께 전한다. 나라 이름은 딱히 정하지 않았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고리」라고 저장되어 있어 그냥 고리가 되었고, 인구는 50만 중후반, 연습 삼아 이것저것 만지던 맵이 어느새 나라 하나 규모로 커졌다는 것이다. 규모가 커진 만큼 「슬슬 소재거리가 떨어지는 기분」이라는 자평도 붙는다.
그가 좇는 대상은 「K-」라는 접두어로 묶인다. K-골목길, K-도시, K-마을. 전형적인 한국풍 스타일에 「영혼을 갈아 부숴 넣는 중」이라고 그는 적었고, 조경과 미완성 부분을 디테일로 채워 나갔다.
02전봇대라는 노가다
5월 15일 「리스타트」에서 그는 맵을 새로 만들어 「열심히 도비가 되고 있다」면서도, 「전봇대 다는 작업이 매우 귀찮아서 탈주했다」고 적는다. 골목 정서에는 전봇대가 필요한데, 정작 그 전봇대를 하나씩 세우고 전선을 잇는 일은 귀찮은 반복 노동이라는 고백이다.
이 노동은 연재 후반까지 그를 따라다닌다. 6월 8일 「평암동」에서는 구역 개발이 끝나면 「한동안 구역 개발은 좀 쉬고, 더 고통스러운 전봇대 설치 노가다를 해야겠다」고 미리 앓는 소리를 하고, 6월 18일 「아직 죽지 않음을 강조」에서는 마침내 중앙2동의 학교를 기점으로 디테일링에 들어간다. 30 제한 과속 카메라, 어린이 보호구역 노면 도색, 전봇대 전선 연결, 무단횡단 방지 펜스 — 실제 한국 도로의 세부를 하나씩 옮기는 목록이 나열된다.
03스스로 지어 붙인 재개발
이 연재의 지명에는 내력이 함께 붙는다. 빛고을·문화동·평암동·서부지구 같은 이름은 광주의 지명 체계를 그대로 따른다. 특히 6월 3일 「빛고을동」에는 긴 설정이 붙는다. 빛고을동은 원래 3구역까지 이르는 넓은 동네였으나, 고속버스터미널이 발달하며 문화동 로데오거리가 1차로 개발되어 빛고을1동이 문화동으로 새 출발을 했고, 신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빛고을3동은 전면 철거되어 서부지구 자이파크뷰가 되었으며, 결국 3구역 중 유일하게 남은 빛고을2동만이 지금의 빛고을동으로 축약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덧붙인다. 「라는 설정이 생각나서 머리 굴리면서 한번 적어봤습니다.」 재개발로 지명이 옮겨 다니는 실제 한국 도시의 내력을, 게임 속 구역에 사후적으로 지어 붙인 것이다.
04죽지 않음을 강조하며
이 연재에는 기계 사정이 자주 끼어든다. 5월 21일 「그래픽을 건드려보았다」에서는 더 밝고 현대적으로 그래픽을 손봤다면서도, 「공장에 디테일 작업한 게 튕겨서 날아가 버렸다」고 적고 「무야호!」로 자조한다. 6월 18일 글의 제목 「아직 죽지 않음을 강조」는 그 자체로 상황을 요약한다. 「어찌저찌 심폐소생술 해서 운 좋게 로딩되면 간간이 하는 중」이며, 본체 케이스 팬이 죽은 것을 뒤늦게 확인해 장시간 플레이는 어렵고, 램을 16기가 더 꽂고 팬을 수리해야 하는데 자금도 시간도 각이 안 잡힌다는 것이다.
앞선 뻔뻔한소련의 도시가 날아갔다 부활하기를 반복했다면, 무야호의 도시는 튕김과 램 부족 속에서 「아직 죽지 않았음」을 알린다. 두 연재 모두 규모를 키운 도시가 기계의 한계에 부딪히는 이 게시판의 오래된 조건 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