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Spring 2021
오천선월,
브랜드로 채우는 신도시
행정구역부터 다시 정한 도시가 필지마다 아파트 브랜드를 세운다.
남의 브랜드를 불러들이고, 남은 땅의 용도는 투표에 부친다.
오천시는 필지의 형태와 위치를 먼저 정해 두고, 그 위에 실재하는 아파트 브랜드를, 때로는 다른 건축가의 브랜드까지 세워 채운다.
봄의 시작은 정리였다. 3월 2일, 「오천시 진짜 최종 행정구역」이라는 글에서 낙안구와 주암구, 그 아래 선월동·삼산동·왕조동·조례동 같은 동을 다시 나눈다. 「관할을 관활로 잘못 썼다」는 자잘한 자기 정정까지 붙는다. 필지에 무엇을 세울지 정하기 전에, 그 필지가 어느 동에 속하는지부터 확정하는 순서다.
01브랜드가 필지의 단위다
선월동에는 「오천선월」이라는 이름을 앞에 단 아파트가 하나씩 들어선다. 3월의 라피아노는 실재하는 블록형 단독주택을 그대로 옮기며 스스로 「충격적인 복붙」이라 적고, 4월의 롯데캐슬 디아트는 「여수 웅천 롯데캐슬 디아트」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힌다. 골드클래스는 미완공인 채로 공개된다.
불러들이는 브랜드는 자기 것만이 아니다. 4월 초의 「더 원 아르지움」은 THE ONE과 ARZIUM이라는 두 브랜드를 한 단지에 묶는데, 각각 다른 건축가(ScaNiat·jhb1230)의 이름이 괄호로 병기된다. 자기 도시의 필지에 남의 브랜드를 들여 한 동을 채우는 것이다.
02수련관과 과학고, 그리고 시골
아파트 옆에는 생활 시설이 붙는다. 3월의 오천선월 청소년 수련관은 방과후 아카데미를 함께 두고, 오천자연과학고등학교는 환경조경과·식물과학과·애완동물과·조리과학과·친환경과학과·환경관리과까지 학과 이름을 하나씩 정해 세운다.
도시의 반대쪽 끝은 비워 둔다. 4월 중순의 「오천.」과 「시골」은 삼산동 일대의 논과 폐교를 담는다. 브랜드 아파트가 빼곡한 선월동과 논밭이 남은 삼산동이 한 도시 안에 공존한다.
03남은 땅은 투표로 정한다
채울 브랜드가 정해지지 않은 필지도 있다. 4월 8일, 「오천 부지 용도」라는 글에서 그는 한 부지의 용도를 아예 투표에 부친다. 아파트·정원 관련 시설·호텔·상업 시설·단독주택을 선택지로 걸고, 단독주택이 53.8퍼센트로 가장 많은 표를 받는다.
이 부지 용도 투표합니당.
…… 단독주택 7표, 53.8%.
지난겨울 청산도의 시장들이 물줄기의 이름을 투표로 정하고 지산시가 시보를 찍어 필지를 고시했던 방식이, 봄의 오천에서는 「무엇을 세울지」를 정하는 투표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