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산 건물을 뜯어고치다
아리울시의 사무 건물 한 채를 5년 만에 개조한 기록. 외관을 일부 고치고 내부를 신축 수준으로 다시 짜서 아래 세 층에 식당가를, 꼭대기 층에 한식 파인다이닝을 넣었다. 앞 건물의 건축가와 협의해 저층부를 함께 계획한다는 대목이 이 공사의 성격을 보여 준다.
12월 8일에 올라온 글의 제목은 리노베이션이었다. 첫 문단에 이 건물의 나이가 적혀 있다. 2015년에 지어진 건물을 5년 만에 개조해 외관을 일부 개선하고 내부를 완전히 신축 수준으로 재구조화했다는 것.
이 서버에 2015년에 지어진 건물이 남아 있다는 사실이 이 공사의 전제다.
01두 번째 사례

글쓴이는 이 건물을 두 번째 사례라고 불렀다. 지난주에 소개한 다른 빌딩에 이어 두 번째 리노베이션 사례라는 것이었고, 앞으로 이 도시에 개조 건축물을 늘려 나가면서 내부 마감의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조 전 사진도 함께 실렸다. 지면에 실은 두 번째 화면이 그것인데, 아무것도 없는 초록 벌판 위에 검은 유리 상자 한 채가 홀로 서 있다. 원래 사무 용도로 지어졌고 나중에 시내면세점 용도로 개조하는 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는 이력이 아래 붙어 있다.
고칠 건물이 생겼다는 것은 서버에 시간이 쌓였다는 말과 같다. 시티즈 쪽에서는 도시 파일이 개인의 것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헐고 다시 짓거나 지도를 통째로 닫으면 되는데, 이번 호의 첫 기사가 그렇게 닫힌 도시의 이야기였다. 하나의 지도를 나눠 쓰는 쪽에서는 5년 전 건물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고, 그것을 어떻게 할지가 과제가 된다.
02층마다 다른 업종

개조 뒤의 구성은 층별로 적혀 있다. 1층부터 3층까지 전문 식당가가 들어왔고, 4층부터 10층까지가 업무 공간이며, 11층에 한식 파인다이닝이 입점했다.
입점 목록은 층마다 두 칸씩이다. 1층에는 한식당 하나와 편의점 하나, 2층에는 치킨집 하나와 중식당 하나, 3층에는 카페 하나. 3층의 나머지 한 칸은 이름도 업종도 물음표 세 개로 비워 두었다.
업무 공간에 대한 설명은 짧다. 2015년 건물이 완전히 새 사무실로 탈바꿈했다는 것. 그 아래에 한 줄이 더 있는데, 자기 건물 가운데 처음으로 흡연실이 도입되었다는 것이었다.
흡연실은 도시를 짓는 사람이 대개 만들지 않는 종류의 방이다. 바깥에서 보이지 않고 사진으로 찍어도 볼거리가 없으며 없어도 아무도 모르는데, 층마다 승강기 홀과 계단실까지 채워 넣는 사람에게는 그 방이 있어야 사무실이 사무실다워진다. 이 서버의 다른 도시가 12월에 정한 건축 규정에도 30블록 이하 건물은 내부를 전부 구현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댓글에는 완전한 내부 마감이 놀랍다는 말과, 어떤 화면 보정을 써야 저렇게 예쁘게 나오느냐는 물음이 붙었다. 건물 이름으로 만든 말장난도 하나 달렸다.
03만나는 장소이면서 맛나는
건물이 공개되기 하루 전, 1층 식당이 먼저 소개됐다. 이름은 만나다였고 그 이름의 뜻이 본문에 설명되어 있다. 만나는 장소와 맛나다는 두 가지 뜻을 포함한 중의적인 이름이라는 것이었다.
소개문은 광고 문안의 어투를 그대로 흉내낸다. 음식을 만나는 맛나는 장소를 지금 바로 만나 보라는 문장이 뒤따르고, 같은 건물 꼭대기의 파인다이닝에 대한 정보는 여기에서 만나 보라며 다른 글로 가는 링크가 걸린다.
가구 이야기도 하나 있다. 이전에 다른 식당에 쓴 의자에서 더 발전된 새 의자가 도입되었다는 것이었다. 블록으로 지은 실내에서 의자 한 종류가 개선되었다는 사실을 따로 적어 두는 사람의 기록이다.
댓글에는 고급 맛집 느낌이 가득하다는 말과 함께 손님 흉내를 낸 한 줄이 붙었다. 주모, 늘 먹던 걸로.
04블록 최고가
꼭대기 층의 한식당은 이틀 앞서 공개됐다. 고급 한식 요리를 맞춤으로 제공하고자 만든 브랜드라는 소개가 붙고, 각 좌석이 칸막이로 구분되며 한국적인 느낌을 반영하면서도 높은 층고를 활용해 색다르게 구성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이 식당에는 형제 격인 가게가 하나 있다. 열흘쯤 앞서 소개된 이탈리아 식당인데, 두 곳이 같은 계열이며 둘 다 개조된 건축물에 입점해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그는 적었다. 새로 지은 건물이 아니라 고쳐 쓴 건물에만 고급 식당을 들이는 셈인데, 층고가 높고 구조가 트인 옛 사무 건물이 그런 가게에 맞는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자평은 조심스러웠다. 조심스레 이 서버에 현존하는 한식당 가운데 가장 고급스럽지 않나 생각해 본다는 것이었다.
댓글에서 나온 한 줄이 이 기사의 제목이 되었다. 인테리어에 할 말을 잃었다는 감탄에, 2015년산 건물을 완전히 뜯어고치면서 생겨난 식당이라 더 뿌듯한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예약이 가능하냐고 묻는 댓글도 하나 있었다.
2015년산 건물을 완전히 뜯어고치면서
생겨난 식당이라 더 뿌듯한 것 같습니다
05앞 건물의 건축가와 협의해
같은 글에 이 공사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문장이 하나 있다. 역 쪽 전망이 좋은 편인데 앞쪽으로 건축물이 신축될 예정이라, 신축 건물의 건축가와 협의를 통해 저층 문화공간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혼자 만드는 도시에서는 앞 건물도 자기 것이므로 협의할 상대가 없다. 전망이 막히면 앞 건물을 낮추거나 지우면 그만이다. 이 서버에서는 앞 건물을 다른 사람이 짓고 있고, 그래서 전망을 지키는 일이 협의의 대상이 된다.
사흘 뒤 그는 이 건물의 움직이는 이미지를 여러 장 만들어 올렸다. 앞으로 이런 이미지를 많이 만들어 보겠다는 한 줄이 본문의 전부였고, 영상으로 볼 날도 기대된다는 댓글에는 완성은 해 놓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 해의 마지막 달에 이 도시에서 진행된 것은 새 부지의 착공이 아니라 5년 된 건물의 개조였다. 다음 개조 대상을 늘려 나가겠다는 계획이 그 글의 가운데쯤에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