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 인사가 몽마르뜨였다

8월 초, 카페에 새 이름이 하나 나타났다. 가입 인사와 함께 올라온 첫 글이 몽마르뜨 언덕이었고, 넉 주 사이에 사크레쾨르 대성당과 오페라 가르니에와 트로카데로 광장과 루브르가 차례로 올라왔다. 없는 자재는 다른 건물을 뜯어 고쳐 썼고, 조명이 약하면 등을 직접 달았다. 다시 갈 수 없게 된 계절에 다녀온 곳을 다시 짓는 일.

샤이요 궁전의 두 날개 사이
샤이요 궁전의 두 날개 사이© PCF

8월 5일 저녁, 게시판에 처음 보는 이름이 하나 올라왔다. 글머리는 여느 스크린샷 글과 같았지만 본문의 첫 줄은 인사였다. 이번에 새로 가입하게 되었다고, 시티즈 스카이라인 커뮤니티 가운데 이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활동해 보고 싶어 들어왔다고 그는 적었다.

가입 직후에 규정도 읽어 보고 게시물도 둘러보았는데 분위기도 좋고 실력 좋은 작품이 정말 많더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래서 자기도 작업 중인 것을 올려 보겠다고 했고, 인사 아래에 붙어 있던 것이 몽마르뜨 언덕이었다.

01명소 일흔, 동네 서른

첫 글에서 그는 연재의 방침부터 밝혔다. 파리 전체를 만들기보다 유명한 관광 명소와 문화재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나가는 식으로 제작 중이며, 명소 제작이 일흔이고 일반 주거·상업 지역 제작이 서른쯤 된다는 것이었다. 이미 루브르 박물관과 팔레 루아얄, 생루이 섬과 오페라 가르니에와 몽마르뜨가 끝나 있었고, 그때 손대고 있던 곳이 에펠탑과 트로카데로 광장이 있는 서쪽 제7구였다.

다른 곳에서도 이 연재를 하고 있어서 아마 최근에 만든 것부터 올리게 될 것 같다는 말도 붙었다. 순서가 뒤집힌 연재였던 셈인데, 그래서 이 카페에서는 몽마르뜨가 1화이고 루브르가 5화가 되었다.

사진 왼쪽 아래에는 에펠탑 모양의 옅은 표식이 찍혀 있다. 스크린샷을 그냥 올리면 뭔가 밋밋해서 에펠탑 아이콘을 추가해 봤다고 그는 적었다.

댓글은 곧바로 몰렸다. 오자마자 고여 버리면 어쩌느냐는 말이 첫 줄에 달렸고, 또 유전이 발견되었다며 그것도 1등급 석유라는 농담이 그 아래 붙었다. 조감도라기에 진짜 조감도인 줄 알았다는 말과 실사가 아니었느냐는 물음도 있었다. 담과 벽을 도로 자재로 하나하나 구현한 것을 알아본 사람에게 그는 그 부분이 제일 힘든 작업이었다고 답했는데, 경사면에서는 옹벽 자재가 곡선으로 휘어져 나와서 그 구간만 벽 소품을 겹쳐 놓는 방식으로 바꿨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몽마르뜨 언덕 조감도
몽마르뜨 언덕 조감도© PCF

02성당이 없어서 판테온을 고쳤다

사흘 뒤 올라온 2화는 몽마르뜨의 구석구석이었다. 제작 기간은 일주일쯤 걸렸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그는 적었고, 지하철역에서 내려 광장을 지나 회전목마 앞에 서는 순서로 화면을 늘어놓았다. 언덕을 오르는 방법이 둘이라는 설명이 붙었는데,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는 길과 강삭철도를 타는 길이었다. 둘 다 해 봤지만 계단을 강력히 추천한다고 그는 썼다.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자리가 계단 중간에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가장 큰 난관은 정작 성당이었다. 사크레쾨르 대성당 자재가 아예 없었다. 즐겨 보던 해외 제작자의 몽마르뜨 영상을 참고해서, 다른 사람이 만든 판테온 자재를 겹쳐 놓기 기능으로 편집하는 방식으로 성당을 세웠다고 그는 밝혔다. 사크레쾨르 자재가 어딘가에서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소식도 함께 적혀 있었고, 나오면 바로 교체하겠다는 말이 뒤에 붙었다.

한국에서 파리 자재를 만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같은 글에 있다. 그 덕분에 몽마르뜨의 색깔을 더 다양하게 살릴 수 있었다며 유럽 도시를 만들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그는 적었는데, 유럽에 맞는 색감을 찾는 데 오래 걸렸다는 말이 다른 답글에 있다.

2화의 마지막 문단은 관광객의 어투로 끝난다. 몽마르뜨에서 너무 오래 있었나 보다고, 관광을 끝내고 광장으로 돌아와 보니 밤이 되었다고 그는 적었다.

03조명이 약해서 직접 달았다

밤의 오페라 가르니에
밤의 오페라 가르니에© PCF

3화는 오페라 가르니에였다. 본래 자재에 붙어 있는 조명이 약하다고 판단해서 조명 소품을 직접 배치해 건물의 화려함을 부각시켰다고 그는 적었고, 구석구석 다니기보다 화려함을 감상하는 것이 이번 회차의 요점이라는 안내를 앞에 달아 두었다.

건물 앞 교차로에는 두 시간이 들었다. 한강 고속도로 자재와 게임에 원래 들어 있는 6차선 도로를 결합해 만들었다고 했고, 실제로 이곳의 교통량은 지옥이라는 말과 광장 한가운데의 지하철역 때문에 유동 인구도 상당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건물 뒤편의 로터리를 찍은 화면에는 지금 보니 구도를 잘못 잡았다는 자평이 달려 있다.

이 회차에는 관람 안내까지 들어 있다. 지하철 세 개 노선 가운데 어느 역에서 내리면 되는지, 개장 시간과 표값이 얼마인지,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인지가 차례로 적혀 있다. 도시 연재라기보다 여행 안내서에 가까운 대목인데, 실제로 그는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일 년이 다 되어 가는데도 그 건물의 웅장함이 잊히지 않는다고 썼다.

댓글은 대체로 감탄이었다. 진심으로 인간이시냐는 말과 도시를 떼어다 옮긴 듯한 비주얼이라는 말이 나란히 달렸다.

04구글어스를 옆에 붙였다

트로카데로 광장과 샤이요 궁전
트로카데로 광장과 샤이요 궁전© PCF

일주일 뒤의 4화는 트로카데로 광장과 샤이요 궁전이었다. 이 회차는 설명보다 먼저 비교를 내놓는다. 게임 화면과 실제 위성사진을 비교해 보라는 말과 함께 같은 구도의 두 장이 번갈아 붙어 있고, 자기도 사람인지라 눈대중으로 제작해서 약간의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단서가 그 아래 달려 있다.

광장의 내력도 함께 적혔다. 1823년의 요새 점령을 기려 만든 반원형 광장이라는 설명에 이어, 1937년 만국박람회의 중심 건물로 옛 궁전 자리에 다시 지었고 1948년에 세계인권선언이 발표된 곳이라는 설명이 차례로 나온다. 두 날개가 대칭으로 뻗은 것이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이라는 대목에는 동쪽과 서쪽에 각각 어떤 박물관이 들어 있는지까지 붙어 있다.

만드는 사람의 말도 섞여 있다. 분수를 지나면 궁전으로 오르는 계단이 나오는데 계단이 상당히 많아서 조금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고 했고, 트로카데로에는 화창한 날씨가 어울려서 일부러 맑은 날의 하늘을 골라 썼다고 했다.

05언택트 여행

첫 글의 댓글 가운데 이 연재의 성격을 가장 정확히 짚은 것은 농담처럼 지나간 한 줄이었다. 이런 게 요즘 유행하는 언택트 여행이냐는 물음이었다.

이런 게 요즘 유행하는 언택트 여행인가요
다시 가기 힘들지만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

답은 길었다. 다시 가기는 힘들지만 인생에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과, 말씀하신 대로 언택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 게임의 장점 아니겠느냐고 그는 되물었다. 다른 댓글에서 그는 이번 1월에 파리에 다녀왔다고 밝혔고, 몽마르뜨는 몇 년이 지나도 안 잊힐 것 같다고 적었다. 2015년에 몽마르뜨에 가 봤다는 사람은 스크린샷을 보니 방금 다녀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8월 말의 5화는 루브르였다. 시네마틱 영상을 만드는 중이라 잠시 쉬어 가는 회차이며 묵혀 뒀던 스크린샷을 푸는 것이라고 그는 적었는데, 댓글에서는 쉬어 가는 게 아니라는 반박이 돌아왔다. 같은 건물을 만든 해외 제작자의 영상을 봤다는 말에 그는 그 사람이 루브르를 언제 만드나 계속 기다렸다고 답했고, 자재를 다루는 능력이며 발상의 전환까지 아직 배울 부분이 더 많더라고 덧붙였다.

이 카페가 유럽 도시를 다룬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여름호의 론돈은 도시 하나를 통째로 짓는 연재였고, 파리 쪽은 명소를 하나씩 끊어 짓고 그때마다 가는 법과 표값을 적어 붙인다. 8월 한 달 동안 이 게시판에는 언덕과 성당과 극장과 광장과 박물관이 차례로 도착했고, 5화의 마지막 줄은 다음에는 영상으로 찾아뵙겠다는 예고였다.

출처

편집 노트

이 기사에서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편집부의 해석인지 밝힙니다.

  • 가입 인사·연재 방침·제작 기간·자재 사정·교차로 제작 시간·관람 안내·광장 내력은 모두 원문 그대로
  • 사진 묘사(샤이요 궁전 두 날개 사이의 에펠탑과 기중기·인부, 몽마르뜨 정상의 돔과 계단, 가르니에 앞 광장의 삼색기와 지하철 입구, 트로카데로의 반원형 배치와 분수)는 지면에 실은 네 장에 보이는 범위
  • 광장·궁전의 연도와 내력은 원문 작성자가 적은 것을 옮긴 것이며, 편집부가 1차 자료로 확인하지 않았다
  • '순서가 뒤집힌 연재였던 셈'과 '파리 쪽은 명소를 하나씩 끊어 짓고 그때마다 가는 법과 표값을 적어 붙인다' 두 곳이 편집부 논평
  • 론돈과의 대비는 편집부가 이은 연결이며 두 연재는 서로를 언급하지 않는다
  • 작성자가 다녀왔다고 밝힌 시점(1월)과 연재 시점(8월) 사이의 사정은 원문이 밝히지 않았고, 지면에서도 추측하지 않았다. '다시 갈 수 없게 된 계절'이라는 요약문의 표현은 작성자 본인의 '다시 가기 힘들지만'에 근거한 범위다
  • [20523] 댓글 — 티디비 '이런게 요즘 유행하는 언택트 여행인가요' / PCF '다시 가기 힘들지만 인생에서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재현할 수 있다는 것과 … 언택트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시티즈의 장점 아닐까요?' → 05절·pull-quote. 이 기사의 성격을 정한 문답이다
  • [20523] 댓글 — 무스카 '오자마자 고여버리시면 어쩔...' · 무다스 '이렇게 또 유전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그것도 1등급 석유' · paper cup '조감도라길레 진짜 조감도인줄알았네요' · DDOBA '실사 아니였나요..' · kevinjoy '담이랑 벽을 네트워크로 하나하나 구현하시다니' → PCF '저부분이 제일 힘든작업이었습니다 … 경사면에서 retaining wall의 적용이 곡률모양으로 나와서 경사부분만 wall 프롭을 Po화 시켜서 작업했습니다 … 유럽에 맞는 색감 찾는것도 오래걸렸네요' · Plume7eat '15년에 몽마르뜨 언덕을 가보았는데, 스샷을 보니 마치 방금 갔다온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용' → PCF '저도 이번 1월에 파리를 갔다왔는데 몽마르뜨는 몇 년이 지나도 안잊혀질거 같네요' · 강 '이젠 정말 제 도시가 초라해지네요' → 01·05절
  • [20820] 댓글 — 강 '진심으로,,. 인간이십니까?' · Geff '도시를 떼어다 옮긴 듯한 비주얼... 감동입니다' · 결 '저게 파리의 매력이군요' · 무다스 '고였습니까 휴먼???' → 03절
  • 2019 여름호 [론돈, 도시 하나를 통째로](../2019-summer/london.md) 대비.
  • 지면 미게재: 자재·제작자 실명(판테온 에셋 제작자, 파리 자재 제작자, 참고한 해외 유튜버, 루브르 본관 기둥 자재의 제작자), 도구 실명(PO→겹쳐 놓기, 프롭→소품, 큐브맵→하늘, 바닐라→게임에 원래 들어 있는), 원문 표기 'Play city'는 지면에서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