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센쥬, 세 번째 여름

도쿄 북동쪽 미나미센쥬 일대를 다섯 달째 채워 온 연재의 세 번째 글. 역전 건물의 표면 장식이 도로를 침범하자 도로를 묻어 버렸고, 옹벽과 도로 사이의 단차가 거슬리자 그 앞을 가렸다. 한 블록을 채우는 데 세 시간이 걸린다는 기록과, 개체 수 상한을 걱정하는 문답.

미나미센쥬 일대 전경
미나미센쥬 일대 전경© ATM

7월 초에 올라온 이 연재의 세 번째 글은 첫 줄부터 노동의 기록이다. 기둥을 겹쳐 놓는 방식으로 하나씩 세우는 일부터 시작했다는 문장 뒤에 마흔 장의 화면이 이어진다.

이 게시판에서 도쿄 북동쪽의 한 역 주변을 다루는 연재는 봄부터 이어져 왔다. 5월 말에 첫 글이 올라왔고 6월에 두 번째, 7월에 세 번째가 붙었다. 같은 사람이 지난해 봄에는 도쿄의 다른 구역을 다뤘고, 가을에는 아키하바라를 다뤘다.

01도로를 묻어 버리다

이 글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말은 거슬린다는 말이다. 역전 건물의 표면 장식이 도로를 침범하는 것을 보고 그는 이를 지적한 뒤, 건물을 겹쳐 놓기로 처리하자니 소품까지 몽땅 날아가 버린다고 적었다. 그래서 고른 해결책이 도로를 묻어 버리는 것이었다.

묻는 도중에 다시 장식을 붙이는 작업이 끼어들었고, 결과를 두고 그는 그럭저럭 말끔하게 묻어졌다고 썼다. 그러면서 안전한 보행 공간도 확보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는데, 거슬리는 것을 지우려고 한 일이 없던 보도를 하나 남겼다.

같은 방식이 몇 번 더 반복된다. 휑한 주차장이 불편하다며 대충 꾸며 주자고 적은 뒤 주차장을 채웠고, 도로와 옹벽 사이의 단차를 가리기 위한 작업을 두고는 스스로 헛수고라 부르면서도 그럭저럭 괜찮게 나왔다고 평했다. 고도 차를 극복하려고 한 작업에도 같은 말이 붙어 있다.

앞선 글에도 같은 성질의 기록이 있다. 6월 글에서 그는 육교 작업을 시작하면서 여기에 몇 시간이나 쏟아부을지 그때는 몰랐다고 적었다. 이틀째에 기둥과 조명을 박았는데 너무 밝은 감이 없잖아 있어서 조명의 절반을 꺼 줬고, 사흘째에 북쪽 출입구를 만들고 나서야 이걸로 육교 완성이라고 썼다. 멀리서 본 모습 아래에 붙은 소감은 두 글자였다.

고가 선로와 그 아래 도로
고가 선로와 그 아래 도로© ATM

02차량기지 자리를 재개발했다는 컨셉

설정도 사이사이 적혀 있다. 옹벽 작업을 끝낸 구역을 두고 그는 이쪽이 현실에서는 차량기지 부지인데 그것을 이전하고 재개발했다는 컨셉이라고 밝혔다. 앞선 글에서도 비슷한 방식이 있었는데, 주차장 아래를 저류 탱크로 두고 그 옆을 빗물 펌프장 컨셉으로 지었다고 적은 대목이다.

실제와 다르게 만든 곳도 그때그때 표시된다. 한 역의 역전 거리를 두고는 현실과는 다르게 많이 개발이 되었다고 썼고, 지을 때는 몰랐는데 생각보다 가파른 언덕이었다는 관찰도 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구도라며 나중에 여기에 역을 하나 지어 줄까 생각 중이라고 적은 화면도 있었다.

이 연재에서 반복해 등장하는 소재가 자전거 주차장이다. 큰 역 주변에는 이런 자전거 주차장이 여러 개 흩어져 있다는 설명이 붙어 있고, 고가 선로 밑 주차장과 굴다리 쪽에서 바라본 주차장이 나란히 실렸다. 도시 연재에서 좀처럼 주인공이 되지 않는 시설인데 여기서는 세 번에 걸쳐 나온다.

03세 시간에 두 블록

역 서측 구역
역 서측 구역© ATM

작업량이 드러나는 대목도 있다. 화물터미널 부근을 재개발하면서 그는 한 블록의 거의 모든 건물이 겹쳐 놓기 처리라고 적었고, 두 블록을 채우는 데 세 시간이 걸렸지만 나름 만족스럽다고 썼다. 오랜만에 한 블록을 통째로 채워 봤다는 문장이 그 뒤에 나오는데, 다만 디테일은 그다지라는 자평이 곧바로 붙는다.

이렇게 만든 화면의 성능 문제는 앞선 글의 댓글에서 이미 지적됐다. 보기만 해도 버퍼링과 렉의 기운이 올라온다는 말이 있었고, 기타센쥬까지 만들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는 두 구간을 더 만들어 주면 개체 수 제한이 뜰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겹쳐 놓기로 다 날려 버리면 되지 않느냐는 제안에는 도로가 문제라는 답이 붙었다. 지금도 개체 수 계산에 도로가 함께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글의 마지막 화면은 강 쪽 필지다. 시오이리 지역은 이걸로 완성이라고 적었다가 곧바로 완성이 아니라고 고쳐 쓰고, 아직 강 쪽 필지가 조금 남아 있다고 적었다.

04일본 도시에 런던 시청

밤의 업무 구역
밤의 업무 구역© ATM

댓글에는 감상이 많았다. 모든 사진이 안구 정화라는 말이 첫 줄에 달렸고, 지하도로가 대단하다는 말과 우에노역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는 말이 이어졌다. 그 가운데 하나가 눈에 띄는데, 일본 도시에 런던 시청이라니 놀랍다는 말이었다. 실제 런던의 건물 형태를 가져온 자재가 도쿄 북동쪽 한복판에 서 있는 것을 알아본 눈이었다.

기술적인 문답도 하나 있었다. 연결점의 표면 처리를 지운 상태로 쓰는 이유가 있느냐는 물음이었는데, 그는 무엇을 말하는지 되물은 뒤 그것을 다시 살려 내는 설정이 있느냐고 물었다. 상대가 모드 설정인 것 같다고 답하자 그는 표면이 네 조각으로 이상하게 잘리는 게 싫어서 일부러 꺼 뒀던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본문의 어투도 그런 식으로 오간다. 운동장에 풀이 무성히 자란 화면 아래에는 인조잔디인데 왜 그러냐는 놀람이 붙었고, 콘크리트가 칠해지지 않은 부분은 매우매우 거슬린다고 적혔다. 고가 위를 지나는 차량을 찍어 놓고는 갑자기 등장한 노면전차라며 사실 이건 트램이라고 스스로 정정하기도 했다.

본문에는 스스로도 이유를 못 대는 화면이 하나 섞여 있다. 갑자기 등장한 아사쿠사 사진 한 장을 붙여 놓고 그는 왜 찍은 거지라고 적었다. 잠시 안구 정화라거나 역시 도심은 예쁘다는 짧은 감상도 같은 글에 있는데, 마흔 장 가운데 상당수가 그런 종류다.

7월의 이 글 뒤로 미나미센쥬 연재는 한동안 이어지지 않았다. 강 쪽 필지가 남아 있다는 마지막 줄은 그대로 남았다.

출처

편집 노트

이 기사에서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편집부의 해석인지 밝힙니다.

  • 작업 순서·컨셉 설정·소요 시간·자평은 모두 원문 그대로
  • 사진 묘사(강 건너까지 이어지는 시가지와 컨테이너 야적장, 초록 방음벽의 고가와 전동차, 역 서측의 옹벽과 버스 승강장, 밤의 업무 구역과 주차장)는 지면에 실은 네 장에 보이는 범위
  • '문제를 없애려고 한 일이 없던 보도를 하나 만들어 낸 셈'과 '도시 연재에서 좀처럼 주인공이 되지 않는 시설' 두 곳이 편집부 논평
  • '런던 시청'은 댓글 작성자의 판독이며, 편집부가 자재를 확인하지 않았다. 지면에서도 단정하지 않고 그렇게 읽은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로 적었다
  • 03절의 개체 수 문답은 6월 글의 댓글이며, 7월 글이 그것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두 글을 편집부가 나란히 놓았다
  • 연재가 이어지지 않은 사유는 카페에 적혀 있지 않으며, 지면에서도 추측하지 않았다
  • [19422] 댓글 — CSUR SEVEN '모든 짤이 안구정화 흑흑' · 무다스 '일본도시에 런던시청이라니 ㄴㅇㄱ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잘 만드셨네요!' · podopodohae '지하도로 대박..' · 리프 '우에노역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네요' · 네인 '노드에 텍스쳐 지운상태로 쓰시는 이유가 있나요' → ATM '어떤거 말씀하시나용' → '저거 다시 살려내는 설정이 있나용?' → 네인 'Road Option 모드 설정이였던것 같아요' → ATM '아 생각해보니까 텍스처 4조각으로 이상하게 짤리는게 싫어서 일부러 꺼둔것 같기도 하고...' → 01·04절
  • 후속 부재의 근거: 2020년 하반기 DB 조회 결과 '미나미센쥬' 계열 게시글은 [19422]가 마지막이다. 다만 작성자의 다른 연재는 이어진다.
  • 2019 봄호 [도쿄, 노선도가 먼저였다](../2019-spring/tokyo.md) · 2019 가을호 [아키하바라] 참조.
  • 지면 미게재: 도구·기능 실명(PO→겹쳐 놓기, 데칼→표면 장식, 프롭→소품, 노드→연결점, 텍스처→표면 처리, Road Option→모드 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