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쿄, 돌아온 우미
지난 겨울호 Places를 지나간 나라 우미국이 봄에 다시 활동을 시작했다. 수도 소쿄를 도시고속도로 아래에서, 그리고 '워커홀릭의 하루'라는 도시 자신의 서술을 따라 읽는다.
지난겨울, 이 매거진은 우미국이라는 나라를 지나갔다. 수도를 요코에서 소쿄로 옮기고도 옛 수도를 비우지 않은 나라, 궁의 목록이 곧 지리인 나라였다. 그 나라가 4월 말에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 석 장과 우미가 돌아왔다는 제목뿐, 본문은 한 줄도 없는 글이었다.
01우미가 돌아왔습니다
본문 없는 글 아래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믿고 있었다는 사람이 있었고, 추억의 도시가 부활했다며 예전에 인상 깊게 본 도시를 다시 보게 되어 기쁘다고 적은 사람이 있었다. 일본어로 우미우미라고만 남겨 놓고 아무 의미 없었다며 뒤늦게 해명한 사람도 있었다. 우미린이 떠올랐다는 댓글에는 아파트가 아니라는 답이 달렸다.
무슨 스타일을 쓰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답은 간단했다. 해안 테마를 쓰고, 시간과 빛을 따로 조절해 찍는다고 했다.
돌아오기까지 계기가 하나 있었다. 두 달 전, 도쿄 미나토구를 지은 이웃의 사진 아래에 그는 현기증이 난다는 댓글을 남겼다. 예전에 자기가 하던 소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면서, 소쿄를 본 적이 있느냐고, 도쿄역 부근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소쿄는 모르겠고 도쿄역은 아직이라는 두 마디였다.
02고속도로 아래의 도시
소쿄는 위에서 봐야 하는 도시가 아니라 아래에서 봐야 하는 도시다. 갈색 벽돌 아파트가 어깨를 맞대고 늘어선 사이로 도시고속도로가 건물 높이에서 곡선을 그리며 빠져나가고, 그 위로 트럭들이 줄지어 선다. 벽이란 벽에는 간판이다. 전자상가와 스포츠용품점, 게임 광고와 대부업 광고, 전시회 포스터가 층층이 붙어 있고, 저 멀리 공사 중인 타워크레인 하나가 하늘에 걸려 있다.
이 도시는 촘촘함으로 자신을 설명한다. 빈 땅이 거의 없어서 건물과 건물 사이의 틈을 도로가 메우고, 도로가 부족하면 도로를 공중에 한 겹 더 얹는다. 소쿄를 걷는 일은 늘 무언가의 아래를 지나는 일이다.
빽빽한 저층 시가지를 무엇으로 채웠느냐는 물음에 그는 일본에 해당하는 건물을 모조리 구독해 두었다고 답했다. 특정한 자재 한둘을 잘 골라 놓아서가 아니라, 쓸 수 있는 것을 전부 쥐고 있다가 자리마다 다른 것을 놓아 만든 밀도였다. 5월 말에 초고층 하나를 새로 들여놓았을 때는, 옆에 선 신주쿠의 고층 건물보다 조금 낮다는 관찰이 댓글에 달렸다.
03워커홀릭의 하루
이 도시가 봄에 남긴 유일한 본문은 세 줄짜리 시간표였다.
13:00 소쿄역 도착
18:00 거래처에서 계약 성사
18:30 소쿄역 광장
낮 한 시에 소쿄역에 도착해 여섯 시에 계약을 성사시키고, 삼십 분 뒤 다시 소쿄역 광장으로 돌아온다. 그사이 다섯 시간이 통째로 비어 있다. 계약은 어디서 이루어졌고, 그 사람은 어떤 고가 아래를 몇 번 지났을까.
대개 도시는 장소로 서술된다. 여기는 광장, 여기는 역. 그런데 소쿄는 하루의 동선으로 자신을 그렸고, 그래서 이 도시에서 중요한 것은 어디에 무엇이 있느냐보다 하루 동안 사람이 도시를 어떻게 통과하느냐에 가까워진다. 아카이브에 남길 만한 글이라는 댓글이 그 아래 붙었다.
정작 지은 사람의 답은 겸연쩍었다. 잘 나온 부분만 찍었을 뿐이라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했다.
04더 밝게

봄의 소쿄는 낮에는 고가 아래의 도시였다가 밤이 되면 위로 자란다. 창마다 불이 들어오고, 촘촘하던 낮의 답답함이 밤에는 밀도가 된다. 같은 촘촘함이 낮에는 미로처럼, 밤에는 별자리처럼 보인다.
야경 사진에 처음 달린 댓글은 칭찬이 아니라 요구였다. 더 밝게. 어둡긴 하다는 답이 돌아가자 더 밝게 하라는 말이 한 번 더 붙었고, 그도 다른 댓글에서 자기 역시 더 밝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이렇게 예쁜 야경은 처음이라는 감탄과, 야근 하나하나가 모여 멋진 야경을 만들어 간다는 공익광고 투의 농담이 그 아래 나란히 놓였다.
05착한 사람 눈에만 보입니다
5월 21일, 그는 부탁을 받고 도심 원경을 올렸다. 그런데 글에 사진이 한 장도 없었다. 왜 이 글에는 사진이 없느냐는 항의에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답이 돌아갔고, 자기는 몹시 나쁜 놈인가 보다는 대꾸가 이어졌다. 십 분만 기다려 달라는 말 뒤에 업로드라는 한 마디가 두 번 붙고서야 사진이 나타났다.
올라온 원경에는 바둑판이 있었다. 도로망을 그냥 격자로 짰다는 관찰에 많이 참고하겠다는 말이 붙었고, 그는 상대의 채워진 도심을 기대하겠다고 답했다. 돌아온 대답은 채우기 전에 게임이 먼저 터질 것 같다는 걱정이었다.
석 달 전 현기증이 난다며 도쿄역 부근을 궁금해했던 상대도 이 글 아래에 왔다. 도쿄역 주변을 정말 멋지게 꾸며 놓았다는 짧은 감상이었다. 그사이 물음과 답의 방향이 바뀌어 있었다.
06놀러 오시겠어요
우미국은 지난겨울 궁의 나라로 소개됐다. 해쿄왕궁은 여전히 이 스카이라인 뒤편 어딘가에 낮게 앉아 있을 텐데, 봄의 수도는 궁을 자랑하는 대신 하루의 동선과 야경과 원경을 내놓았다. 궁을 가진 도시에서, 궁을 잊고 사는 하루.
이 나라의 옛 수도 요코는 지난겨울 재난 시네마틱의 무대로 이 매거진에 실렸다. 그때 부서졌던 도시가 다시 조용히 국빈을 맞는 동안, 새 수도 소쿄는 이렇게 봄의 낮과 밤을 살고 있었다.
봄이 끝나 갈 무렵 한 댓글이 소쿄답게 멋진 도시라고 적었다. 놀러 오겠느냐는 답이 달렸고, 도시 구조를 관람하러 가고 싶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시내를 공중에서 찍은 사진이 있느냐는 부탁도 함께였다. 나중에 한번 공개하겠다고 그는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