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2024 연말호
도시를
내려다보는 지도
도시를 짓는 대신, 실제 서울을 25센티미터 해상도로 내려다본 정사영 지도를 모은다.
건축의 재료가 되는 자료를 만드는 연구소의 기록.
이 계절 「도시 연구소」에 남긴 열한 편은 대체로 지도이고, 그 지도는 도시를 옆에서 보는 풍경이 아니라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정사영이다.
01정사영이라는 시선
정사영(orthographic)은 대상을 비스듬히가 아니라 수직으로 내려다본 투영이다. 원근이 사라지고, 높은 건물이든 낮은 건물이든 같은 축척으로 눌린다. 10월 1일 그는 「여의도 초고해상도 수직 정사영 지도」를 올리며, 서울 S-MAP을 활용해 만들었고 「지형 데이터를 없앴기 때문에 오차가 훨씬 적다」고 적는다. 해상도는 25센티미터. 원본은 217메가바이트 PNG였으나 카페에 올리기 위해 JPG로 압축했고, 이미지 크기는 15,360×10,240에 이른다. 같은 날 신촌(연세대·이화여대)이, 이틀 뒤 안암(고려대)이 뒤따른다.
글에 붙는 것은 감상평이 아니라 축척과 제작 조건이다. 픽셀 하나가 실제 25센티미터에 대응한다는 축척, 지형을 걷어내 오차를 줄였다는 설명, 원본을 저장해 확인하라는 당부가 함께 적힌다.
02마포와 용산, 여러 해의 지층
12월에는 지도가 한 지역의 여러 시점으로 확장된다. 그는 마포를 세 편으로 나눠 올리는데, 「DMC 2023」과 함께 「합정 홍대 2022」와 「합정 홍대 2023」을 나란히 낸다. 같은 지역을 연도별로 구분해 기록한 것이다.
12월 24일의 「용산역 국제업무지구 정비창 일대 2023」에는 제원이 더 자세하다. 25센티미터 해상도, 12,800×12,800 픽셀, 「1px = 25cm」라는 축척이 명시되고, 포토샵 스크립트 3단계로 압축했다는 제작 메모까지 붙는다. 정비창은 오랫동안 개발과 계획이 오간 자리다. 다음 날 올라온 「김포공항 2022」와 함께, 그는 재개발과 대형 인프라가 걸린 서울의 특정 지점들을 골라 연도를 명시한 지도로 남긴다.
03도구를 살피는 사람
열한 편 가운데 두 편은 지도가 아니라 지도를 만드는 도구를 다룬다. 12월 15일 그는 「구글어스 신기능: 일반 지도」를 소개한다. 기존에는 위성·실사 이미지만 쓸 수 있었는데 이제 추상적인 일반 지도도 쓸 수 있고, 구글 지도와 달리 경계선·라벨·마커를 비활성화할 수 있으며, 확대하면 3D 모델이 활성화되어 기울이기 같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12월 21일에는 자신의 주된 재료인 S-MAP 자체의 업데이트를 짚는다. 서울시 3D 지도 S-MAP의 2024년판이 추가됐는데, 3D 모델의 변화는 거의 없으나 배경이 되는 ortho 지도의 색감이 크게 바뀌어 어두워졌고 그림자가 옅어져 「지도 자료로서의 활용도가 높을 수도 있다」는 관찰이다. 대표적으로 둔촌주공 재건축인 올림픽파크포레온의 3D 모델이 최신화됐다고 덧붙인다.
04도로 하나의 역사
열한 편 가운데 지도가 아닌 글이 하나 있다. 10월 8일의 「미국 최초의 콘크리트 포장 도로 ― Court Avenue」다. 미국 오하이오주 벨폰타인에 있는 이 거리가 1893년 미국 최초로 콘크리트 포장된 도로이며, 엔지니어 조지 바솔로뮤가 당시로서는 실험적이던 콘크리트 포장 기술을 지역 주민들의 지원 아래 성공시켰다는 이야기다. 이 성공이 콘크리트의 내구성과 경제성을 입증해 도로 포장의 확산에 영향을 미쳤고, 1974년 국가 사적지로 등록되었으며 1991년에는 기념비가 세워졌다고 그는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