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2024 겨울호

순간풍속에
닫히는 다리

게임에 없는 규칙을 손으로 만든다.
바람이 세지면 닫히는 다리, 서해대교에서 온 숫자.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긴 사장교. 주탑과 케이블, 그 아래 왕복 차로가 보인다.
순간풍속 제한 표지를 단 다리. 서해대교의 풍속 규정을 게임 속으로 옮긴 구조물이다. [35863]

시티즈 스카이라인에는 강우량에 따른 도로 제약은 있어도, 바람이 세지면 다리를 닫는 규칙은 없다. 1월 11일 올라온 글의 제목이 곧 그 규칙이다. 「순간풍속 30km/h 이상일 경우 다리가 폐쇄됩니다」. 본문에는 연속풍속은 20km/h가 제한이라는 항목까지 덧붙는다.

01서해대교에서 온 숫자

이 규칙의 출처는 분명하다. 실제 서해대교의 풍속 폐쇄 규정을 보고 만들었다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는 각주가 붙는다. 서해대교 풍속 제한이 25km/s라고 해서 그렇게 만들었는데, 눈을 비비고 다시 보니 25m/s였다는 고백이다. 초속과 시속, m/s와 km/s를 혼동한 것을 스스로 발견하고 다시 만들어야겠다고 적는다.

강우량에 따른 제약은 게임에 있어서 그것을 따라 해 봤다는 말도 곁들인다. 게임이 주는 규칙은 활용하고, 주지 않는 규칙은 실제에서 빌려 와 손으로 짓는다.

02영업소 뒤로 숨은 길

다리 주변에는 실제 고속도로에서 볼 법한 구조물이 늘어선다. 육교와 표지판이 서고, 막혀 있는 길이 하나 있다. 그 막힌 길은 지나가 보면 영업소 뒤를 지나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비상용 도로였다는 설명이 붙는다.

요금소 뒤편으로 이어지는 비상용 도로. 평소엔 막혀 있다가 영업소 뒤를 지나 고속도로로 연결된다.
막혀 있던 길은 영업소 뒤를 지나 고속도로로 가는 비상용 도로였다. 실제 도로 운영의 디테일을 옮겼다. [35863]

이 비상용 도로가 붙는 인터체인지는 즉흥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다. 작성자는 이것이 '저번 글에 나오는, 미리 다듬어 둔 나중에 지어질 인터체인지'라고 밝힌다. 실제로 1월 2일 「오랜만에 켜보는 시티즈」에는 표지판을 정리하고, 고속도로 옆 옹벽이던 부분을 철거해 민가와 나무로 채우고, 쓰이지 않는 산길 입구를 만들고, 나중에 지어질 인터체인지를 다듬는 시간을 가졌다는 기록이 있다. 큰 변화는 없었다던 그 정비의 결과가, 아흐레 뒤 다리 곁에서 완성된 교차로로 돌아온다.

위에서 내려다본 섬과 다리, 해저터널 입구. 도로가 지형을 따라 감긴다.
위에서 본 섬 일대. 해저터널 입구와 건너편 섬이 함께 보인다. 섬의 윤곽이 슬슬 잡혀 간다. [35863]

03융기한 섬이라는 풍문

구조물에 서사가 붙는 지점도 있다. 원래는 평평한 섬이었는데 '미친 시장이 섬 중간을 융기시켰다는 풍문이 있다'고 작성자는 적는다. 지형을 높인 편집 작업에, 도시를 다스리는 인물이 땅을 솟구치게 했다는 가상의 사연을 입힌 것이다.

옹벽을 걷어 내고 표지판을 정리한 도로변. 민가와 나무가 채워져 있다.
1월 2일의 정비. 옹벽을 철거해 민가와 나무로 채우고 표지판을 정리했다. 이 손질이 뒤의 다리와 인터체인지로 이어진다. [35843]

04없는 규칙을 짓는 일

규칙을 표지판과 도로로 옮기는 동안 섬 자체도 함께 만들어졌다. 섬 곳곳은 아직 공사 중이다. 해저터널 입구 부근과 건너편 섬도 곧 꾸며질 것 같다고 하고, 또 다른 섬은 다시 지어야 할 것 같다고 적는다. 갓 포장한 따끈따끈한 교차로가 하나 더해지며, 섬이 어떻게 구성될지 윤곽이 잡혀 간다는 관찰로 글이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