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ks — 2024 여름호

SE건설,
회사를 세우고 도시를 짓다

개인 건축을 주식회사로 바꾼 사람.
빌라 한 채부터 305미터 탑까지, 그리고 일본풍 도시 목양시.

야간의 초고층 통신탑. 격자 조명이 켜진 본체 위로 붉은 안테나가 솟아 있다.
NTT Docomo Tower. 총높이 305미터. 청라에서 감당이 되지 않아, 이 탑을 가져갈 도시를 찾는 글이 함께 올라왔다.

SeogE가 이 여름에 올린 글은 대체로 문서의 형식을 하고 있다. 사업 안내문, 준공 스펙 시트, 도시 등록 신청서.

01개인 건축이 주식회사가 되다

5월 14일자 「SE건설 주식회사 설립」 글은 사업 안내문의 형식을 그대로 흉내 낸다. 「대표이사 SeogE입니다」로 시작해, 기존 개인 건설 사업을 주식회사로 전환하여 투자를 받고 여러 도시와 계약을 맺어 건축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적었다. 글 끝에는 경력이 목록으로 붙는다. NTT Docomo Yoyogi Building, Taipei 101, 청라 에비뉴 21, YBM타워, 시계탑타워, LCT빌딩, 효성청라빌딩, 캠브릿지타워, 그리고 「[미완] 미리내 자이」까지. 완성작과 미완성작을 나란히 세운 이력서다.

이튿날에는 「지사를 놓을 도시를 구합니다」가 올라온다. 본사는 청라에 두고 여러 도시에 지사를 세워 규모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지사가 들어선 도시의 시장과 소통하며 SE건설 지분의 일부를 양도하고, 다른 기업의 투자도 열어 두겠다고 했다.

02하루에 두세 채, 스펙 시트로 찍어내다

5월 중순부터 그의 게시판은 준공 보고로 채워진다. 주택, SE금융센터 청라지사, 리앤빌, 야긴빌라, 송경빌딩, 청평빌라, 행복빌리지, 백호빌라, 피오니 1단지, 메이저빌, 삼풍빌라, 성진빌라, 윤익빌딩, 비젼타워, 나루홀딩스 빌딩, 고양플라자, 나주빌라, 아성프라자. 5월 21일 하루에만 백호빌라·피오니·메이저빌·삼풍빌라가 잇따라 올라왔다.

글의 형식은 건조하다. 대부분 「준공일 : 2024.05.20 / 세대수 : 15세대 / 용도 : 다용도 주택 / 소재지 - 퇴계령시」 같은 스펙 시트 몇 줄이 전부다. SE금융센터 청라지사에는 「평촌 안양금융센터 모티브」라는 한 줄이, 리앤빌에는 「7세대」라는 숫자가 붙는다. 사진과 좌표와 세대수만 남기는 이 기록 방식은 건축을 「일상」으로 분류하는 이 게시판의 표기 관행을 따른다.

준공일과 세대수만 적힌 스펙 시트와 함께 올라온 다용도 주택.
백호빌라. 준공일 2024.05.20, 15세대, 소재지 퇴계령시. 대부분의 준공 보고는 이 몇 줄이 전부다.

03감당이 안 되는 305미터

5월 28일, 이 연쇄에서 가장 큰 물건이 완공된다. NTT Docomo Tower. 착공은 전해 9월 8일, 준공은 이날, 건물 높이 170미터에 총높이 305미터. 도쿄 요요기의 실제 통신탑을 옮긴 것이다.

문제는 완공 뒤에 왔다. 「본래 청라 소재지였으나 완공 후 감당이 안 되는 높이 때문에 청라에서는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라고 그는 적었다. 그러고는 「해당 건물을 가져갈 자치시를 구합니다」라고 덧붙인다. 305미터 탑이 도시의 스카이라인을 압도해 버려, 지은 사람이 오히려 탑을 떠나보낼 도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04탑을 위한 도시, 목양시

탑의 새 주인은 결국 그 자신이 세운 도시가 된다. 5월 23일 등록한 목양시(木陽市)가 그곳이다. 도시 등록 글은 서식을 그대로 채운 관공서 신청서다. 중심 좌표 (x 10240, z -24384), 건축물 점수는 청라 56·퇴계령 33·오천 8·송주 3을 합해 100점, 가입 기간 3개월 이상 20점을 더해 총 120점. 마지막 자유 기재란에는 「목양시는 SE건설이랑 함께합니다」라고 적었다.

도코모타워 개발지에 신주쿠를 본떠 덧댄 도로망 계획도.
목양시 계획도. 도코모타워 스케일에 신주쿠를 모티브로 도로망을 덧댔다. '미국풍 하구시가 있다면 일본풍 목양시'라는 지향이 적혀 있다.

이어진 계획도 글에서 그 지향이 분명해진다. 「NTT Docomo 타워를 목양시에 들여오면서 계획을 일본 신주쿠를 모티브로 본따서 지을 계획입니다. 미국풍 도시 하구시가 있다면, 일본풍 도시 목양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목양역 선로가 스케일 문제로 몇 차례 틀어지고, 기존 염안 노선을 유지하되 선로만 다시 그린다는 수정 내역이 날짜별로 붙는다. 감당이 안 되던 탑 하나가 도시 하나의 콘셉트를 통째로 정한 셈이다.

미국풍 도시 하구시가 있다면,
일본풍 도시 목양시가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