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Winter–Spring 2023

동림일보,
도시가 발행하는 신문

도시를 짓고, 그 도시의 신문을 발행한다.
기자 이름과 이메일, 제보 전화번호까지 갖춘 가상 언론.

도시개발사업의 도로망 계획도. 하천을 따라 격자형 도로와 필지가 그려져 있다.
상원천도시개발사업 동림지구 도로망 계획도. '동림일보' 기사에 함께 실린, 도시가 스스로 발행한 뉴스의 한 장면.

블록 서버의 도시들은 청산도·해강도 같은 광역 지명을 공유한다. 그 공유 세계 위에서 몇몇 창작자는 자기 도시를 취재하는 매체를 따로 운영한다.

01기자 이름이 있는 신문

상원1동 주민자치센터. 동림일보가 보도하는 상원천개발지구에서 처음 문을 연 행정 시설.
상원1동 주민자치센터(동림시 만안구). '상원천개발지구에서 처음 문을 연 주민자치센터'라는 설명과 함께, 여권 발급 안내·주차 안내까지 붙었다.

1월 25일의 「동림일보」 기사는 관보가 아니라 뉴스의 형식을 취한다. 「[동림일보 박승현 기자] 공사가 지연되어 가던 상원천도시개발사업, 도성산업이 맡는다」. 「승인 : 2023.01.25 02:36」이라는 송고 시각이 붙고, 본문은 신문 기사의 문체를 그대로 따른다. 우림도시개발이 12월부터 공사를 지연시켜 결국 시공사가 도성산업으로 교체되었다는 서사가, 실제 부동산 기사처럼 서술된다.

기사 끝에는 서명란이 붙는다. 「박승현 기자 / seungseung@drm.co.kr / 기사제보 : 05)2858-9529 / 동림일보 / 청산도 동림시 중원구 동림대로 13」. 기자 이메일 도메인(drm.co.kr)부터 제보 전화번호, 신문사 주소까지 — 신문이라는 매체가 갖춰야 할 형식을 빠짐없이 재현한다. 1월 27일의 전자칠판 교체 기사는 다른 기자(이지혜)의 이름으로 나가, 이 신문에 여러 기자가 있음을 암시한다.

02뉴스가 되는 행정

23, 동림리뉴얼 — 청산도 동림시 북부지역 신도시 계획도.
'23, 동림리뉴얼'. 동림청산행정혁신도시·충현뉴타운·동림교원신도시 등 북부 신도시 계획을 담은 도시행정 문서.

동림일보가 다루는 것은 대체로 「행정 뉴스」다. 상원천도시개발사업의 시공사 교체, 학교의 분필칠판을 전자칠판으로 바꾸는 시범사업, 주민자치센터 개관. 전자칠판 기사에는 「동림시장, 월산시장, 서면군수 등의 인사가 참석해 담소를 나누었다」는, 실제 지역 뉴스의 관용구까지 그대로 옮겨져 있다.

기사가 다루는 사업들은 따로 게시물로도 올라온다. 1월 16일의 「23, 동림리뉴얼」은 동림시 북부에 동림청산행정혁신도시·충현뉴타운·동림교원신도시를 조성하는 계획을, 「상원1동 주민자치센터」는 「모티브는 평택 지산동 주민센터」라는 실제 참고까지 밝히며 지어진다.

03서버를 가로지르는 언론

HBS는 "먹은 것이 아니라 증거 수집을 위해 잠시 입수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동림일보는 혼자가 아니다. 화명시의 창작자는 「화명일보」로 광포역세권 컴팩트시티 개발과 트램 노선 개편을 보도하고, 또 다른 창작자는 「대영일보」로 「엇갈린, 두 터미널의 운명」을 쓴다. 도시마다 자기 신문을 갖고, 그 신문이 자기 도시의 개발과 교통을 취재한다.

HBS(해강방송)·BNN이 시장들의 소동을 다룬 가상 뉴스 화면.
'HBS 뉴스로 보는 오늘의 블록'. 시장들 사이의 소동을 방송 뉴스의 문체로 옮긴 풍자. 경쟁 매체 BNN·WBS의 상반된 논조까지 함께 구성했다.

방송 뉴스의 형식을 빌린 것도 있다. 1월 26일의 「HBS(해강방송)」는 시장들 사이의 소동을 가십 기사로 만든다. 해성그룹 회장(성안시장)의 건강 이상설이 오르고, 시장들 사이의 다툼에는 「2023 블록 퓰리처상 유력 후보」라는 문구가 붙는다. 한 매체가 특종을 내면 경쟁 매체가 반박 기사를 내고, 그 반박에 다시 해명이 붙는 구도까지 한 게시물 안에 함께 구성된다.

2월 10일의 BNN 기사는 다시 개발 뉴스로 돌아온다. 바이센이 본사를 성안시에 둔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