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Year-End 2022

JAJU,
사라진 일본 도시들과 창인궁

몇 해 동안 지어 온 일본 도시들이 모두 소실됐다.
그는 그 상실을 추억한 뒤, 창덕궁을 옮긴 궁궐부터 다시 짓는다.

산자락을 등지고 앉은 궁궐. 겹겹의 전각과 기와지붕, 그 앞으로 넓은 마당이 펼쳐진다.
창덕궁을 모티브로 지은 창인궁. 하늘에서 본 구조는 대체로 동궐도를 참고했다고 작성자는 적었다.

JAJU의 두 달은 게시글 여섯 편으로 남았다. 11월 18일의 회고 한 편,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의 궁궐과 절, 그리고 12월 16일의 새 도시 예고다.

01소실된 도시들을 추억하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일본풍 시골 도시. 낮은 지붕들이 골짜기를 따라 촘촘히 앉아 있다.
「JAJU AWARD」에서 되짚은 도시 가운데 하나인 에노시마. 실제 지역은 지도만 참고하고 '일본에 있을 법한 시골도시'로 지었다고 적혔다.

「JAJU AWARD」는 시상식의 형식을 빌린 회고다. 첫 번째는 2020년 12월부터 만든 에노시마. 실재하는 지명이지만 지도만 참고하고 「일본에 있을 법한 시골도시」를 컨셉으로 지었으며, 오히려 도시보다 그 컨셉이 더 좋았다고 그는 적는다. 두 번째는 2021년 4월의 시라쿠시. 역시 일본 시골도시를 배경으로, 코시고·쇼넨·하세초메 같은 지명을 직접 만들며 설정을 붙였다. 세 번째는 2021년 6월의 가쓰미츠시로, 앞의 도시들과 달리 북적이는 도쿄를 겨냥해 긴자 백화점과 도쿄타워 에셋을 썼다.

세 도시를 나란히 소개한 끝에 그는 회고의 이유를 밝힌다. 「이렇게 추억해 보는 이유는 이 도시들이 다 소실되었기 때문입니다.」 2020년 말부터 쌓아 온 작업이 통째로 사라진 것이다. 글은 「하루빨리 다시 복귀하여 새 일본도시를 꾸려야겠네요」라는 다짐으로 닫힌다.

02창덕궁을 옮긴 창인궁

그런데 그다음 작업은 일본 도시가 아니었다. 11월 29일, 그는 「이번에 시작된 프로젝트는 일본도시가 아니라 우리나라 궁궐」이라며 「창인궁」을 연다. 창인궁은 창덕궁을 모티브로 삼았다. 하늘에서 본 구조는 대체로 동궐도를 참고했고, 양관 등을 더해 덕수궁의 흔적도 간간이 섞였다고 적는다. 경복궁보다 창덕궁을 좋아한다는 개인적 취향이 이 선택의 이유다. 궁 뒤에는 일월오봉도 같은 산이 있는데, 오봉은 아니고 「사봉 정도」라는 농담까지 붙는다.

산자락 아래 푸른 기와를 얹은 전각과 그 둘레의 행각. 근대적 양식이 섞인 궁궐 건물.
창인궁의 청옥관과 인덕전. '근대화에 맞춰 푸른 옥을 쓴 듯한 건물'이라 하여 청옥관을 세웠고, 외교사절 접대용이라는 설정을 붙였다.

전각 하나하나에는 이름과 쓸모가 배정된다. 인덕전 동쪽에는 대비전과 세자전을 두고, 중궁의 침전 함홍전에는 전각과 대문 사이에 복도각을 둔 형식을 살렸다. 청옥관은 「근대화에 맞춰 푸른 옥을 쓴 듯한 건물」로 중건해, 황족이 기거하되 외교사절단을 접대할 때만 쓴다는 설정을 붙였다. 산 중턱의 비원은 왕과 중전이 자연과 궁을 바라보는 곳이자, 유사시 최후로 도망갈 보루가 될 수 있다는 상상까지 더해진다. 실제 궁궐의 배치와 용도를 조사해 옮기되, 그 위에 자기만의 설정을 얹는 방식이다.

03다시 짓는 일

숲에 둘러싸인 산사. 대웅전과 그 앞의 석탑, 좌우로 여러 전각이 층층이 앉아 있다.
'신묘한 산에 있다는 묘산사'. 왼쪽 산신각, 중앙 대웅전과 석탑, 뒤로 미륵전과 요사, 오른쪽 지장전과 관음전을 갖췄다.

창인궁 곁에는 절도 들어선다. 12월 2일의 「묘산사」다. 그는 실제 산사의 구조를 충실히 옮긴다. 아미타불을 모신 대웅전과 그 앞의 석탑은 여느 절에서나 보는 배치이고, 대웅전 왼쪽에는 산신을 모신 산신각을 두었다. 실제로 산사에는 산신을 모신 전각이 있고 바닷가 절에는 해수관음을 모신다는 설명이, 항공샷과 함께 붙는다. 왼쪽 산신각, 중앙 대웅전, 뒤편 미륵전과 요사, 오른쪽 지장전과 관음전.

12월 16일에는 「신고쿄」가 올라온다. 제목 수준으로 짧은 도시소식이지만, 「다시 복귀하여 새 일본도시를 꾸리겠다」던 11월의 다짐이 이어지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