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s — Summer 2022

수양시,
노선표로 짓는 도시

동마다 인구와 주요 시설을 적고,
경유하는 버스 노선을 표로 붙였다. 지리지처럼 기록된 가상도시.

섬 도심의 스크린샷. 금융지구의 고층 건물과 주공 단지, 종합버스터미널이 함께 보인다.
수양시의 중심 수양도. 금융지구 조성과 재개발로 '재도약'했다는 서술이 붙었다. — EP1(33211)

매 에피소드는 몇 장의 스크린샷과, 그 아래 붙는 행정 정보의 목록으로 이루어진다. 행정동, 인구, 주요 시설과 지구, 특징, 그리고 「경유하는 버스: 도표 참조」라는 한 줄과 함께 나열되는 노선 번호들.

첫 회의 무대는 도시의 중심 수양도였다. 수양여객 영업소와 중정비장, 수양주공 1·2·3단지, 수양도금융지구, 역사유적지인 수양궁과 수양문이 차례로 소개된다. 인구는 2만 2000명, 유동인구는 도시에서 2위, 땅값이 비싼 동네라는 평이 붙는다. 수양종합버스터미널 앞 정류장에는 「현재 수양시에서 가장 많이 타고내리는 버스정류장 1위」라는 관찰까지 적혀 있다.

01표로 짓는 도시

서수양도의 구도심 대진동. 낡은 주택가와 고갯길, 신시가지가 한 화면에 담긴다.
서수양도의 구도심 대진동. '수양시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라는 불명예를 안은 대진고개도 함께 기록됐다. — EP2(33214)

각 동에는 경유 노선이 「기/종점 노선」과 「경유 노선」으로 나뉘어 번호까지 적힌다. 수양도에는 001·002·031·100·101·102·600번이 기·종점을 두고, 311·315·319·411·518·719번이 도심을 관통한다. 양우동과 원리동에서는 「310번만이 두 동네를 모두 경유한다」거나, 「양우동은 과거 버스 노선이 많았으나 대부분 북양3동까지로 단축되어 버스 이용에 불편이 생기자 양우공영차고지 건립을 추진 중」이라는 서술이 뒤따른다.

노선이 단축되면 불편이 생기고, 불편이 쌓이면 차고지 건립이 추진된다.

경유하는 버스: 도표 참조.

02인구는 늘거나 준다

수양시의 동에는 저마다 인구의 방향이 있다. 대진동은 「구도심이 그렇듯 대진3동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인구감소 추세이며 개발 소식도 없어 미래가 암울한 지역」으로, 반대로 신시가지인 대진3동만 인구 증가세로 적힌다. 원리동·양우동도 「인구감소 지역이며 딱히 개발 소식도 없어 미래가 암울」하고, 북양동은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과 외곽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인구는 증가세」다.

개발의 연대도 함께 붙는다. 대진리는 70년대, 상석리는 80년대, 대진3동은 90년대에 개발되었다는 식으로, 각 동네에 실제 신도시의 개발사(史)와 같은 시간표가 매겨진다. 인산동의 수변마을은 「50년대 빈민촌으로 시작해」 재개발로 깔끔해졌고, 양영동과 곡양동의 송천 일대도 「원래는 빈민촌이었으나 재개발되었다」고 적힌다. 각 동네가 언제 생겨 어떻게 다시 지어졌는지가 스크린샷 아래 연표로 정리된다.

03중심과 변두리

동수양도의 중심 양영동. 종합운동장과 대학, 갤러리아를 낀 도심.
동수양도 중심지 양영동. 수양대학교와 양영종합운동장, 수양도국제여객선터미널을 거느린 도시에서 가장 큰 동네다. — EP9(33399)

여덟 개의 동은 위계를 이룬다. 동수양도의 양영동은 인구 9만 5000명에 수양대학교·종합운동장·갤러리아·대학병원·국제여객선터미널을 거느린 도시의 중심이다. 「원래는 행정 중심까지 맡았으나 일부 기능이 송천동으로 이전」했다는 설명이 뒤에 붙는다. 반대편 끝의 곡양동은 인구 2만 명, 「양영산과 만봉산 사이에 건설된 것이 특징」인 변두리로, 「위치가 애매해 대중교통이 잘 안 다닐 것 같지만 의외로 노선이 많은」 동네다.

산 사이에 낀 변두리 곡양동. 마지막 회는 이 동네의 행정구역 경계 분쟁으로 끝난다.
곡양동. '양영읍이 곡양면 일대를 먹었다'는 서술과 함께, 존재하지 않는 두 동네의 경계 분쟁이 기록됐다. — EP10(33402)

마지막 회의 소재는 곡양동과 양영동의 「동 경계 분쟁」이다. 원래 곡양면이던 양영4동 일대를 두고 「양영읍이 곡양면을 먹었다」고 적히고,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두 동의 격차가 벌어지자 곡양동은 「균형 발전과 역사적 이유」를 들어 과거의 경계를 되찾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연재는 「양영4동 주민이 반대하고 있어 곡양동의 주장은 힘들어 보인다」로 닫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