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s — Monsoon 2021
석진광역시,
마흔일곱 번째에서 멈추다
겨울에 하수처리장에서 1번을 시작한 연재가,
여름 장마 속 마흔일곱 번째 편에서 조용히 끝난다.
여름의 여섯 편은 새 도시를 펼치는 대신 이미 있던 자치구 하나를 다시 짜는 데 쓰인다. 7월 2일 #41은 중앙역 고속철 개통으로 수요가 줄어든 시외버스 터미널을 중구와 동구 사이로 옮기고, 비워진 원 터미널 부지에 고층빌딩을 세운다. 7월 10일에는 #43 서구 재개발에 이어 #44 4호선 주행영상이 올라와, 스크린샷으로 쌓이던 연재가 주행 영상으로도 이어진다. 무대는 대부분 서구다.
01서구, 밭에서 도시로
연재의 마지막 국면은 서구 재개발이다. 7월 10일 #43에서 그는 서구가 본래 논과 밭, 축산업이 활성화된 농업장려단지였다고 적는다. 그 농업 기능을 외진 남구로 모두 옮기고 — 그 바람에 남구는 「거의 시골 변두리가 되어버렸」다는 자조가 붙는다 — 빈 부지에 아파트와 광장, 상권을 조성한다. 서구·남구민의 계륵이던 트롤리버스를 폐선하고, 4차선 도로를 6차선 이상으로 넓혀 교통난에 대처한다. 폐선한 트롤리버스의 몫만큼 기존 버스 노선을 연장하고 증설해야 한다는 후속 과제까지 시청이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덧붙인다.
02헬기가 내리는 병원
같은 편에서 그는 서구 율제병원에 중증외상센터를 세운다. 입지를 고른 이유도 함께 적는다. 중구 석진대학병원은 도심 한복판이라 헬기 소음에 크게 노출되고, 북구 태형대학병원은 광역시 중심에서 다소 멀다. 그래서 중심가에서 지나치게 멀지 않으면서 소음에 덜 민감한 서구 율제병원을 골랐다고 밝힌다. 건물을 바꾸고 헬기패드를 개조해 구급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게 만든다. 병원 하나를 놓는 데에도 소음과 접근성, 도심과의 거리를 저울질한 문장이 함께 붙는다.
03도개교와 KTX, 랜드마크의 자리
여섯 편에는 랜드마크와 교통도 함께 등장한다. 8월 2일 #45에서는 도개교 모드가 어느 정도 안착했다며, 랜드마크 삼을 겸 서구 자유의 여신상 섬에 다리를 놓는다. 다만 잦은 도개가 교통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지나는 선박도 한 척만, 차량 소통량이 적은 위치에만 배치한다고 적는다. 자동차가 접힌 다리를 스턴트 점프로 넘어가 버리는 미완의 버그까지 숨기지 않는다.
8월 7일 #46에서는 KTX-이음을 도입한다. 도심을 벗어난 성안군과 북구 깊숙한 북석진역을 잇는 노선을 신설하고, 내부 구현 모델이라 「색다른 구도로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신선했다고 적는다. 디젤동차는 마땅한 투입처가 없어 성안군과 도심을 잇는 노선에 넣었는데, 매연을 뿜으며 느릿느릿 달리는 모습이 「매우 귀엽」다는 관찰이 붙는다. KTX-이음 개통으로 그간 고생하던 KTX·SRT의 짐이 좀 덜어졌다는 정리도 이어진다.
04버킹엄 스테이트에서 멈추다
8월 16일, 연재는 #47 서구 프리미엄 주거단지에서 끝난다. 본래 대규모 목화밭이던 곳으로, 농업단지가 남구로 이동한 뒤 빈 부지가 휑해졌다. 아울렛을 시도하려다 여의치 않아 수로를 이용한 조경을 바탕에 깔고 대규모 주거단지로 방향을 튼다. 그러다 한쪽에 멋들어진 건물을 세우면서 「갑작스럽게 프리미엄화」가 진행됐고, 단지 이름도 버킹엄 궁전 앞 분수를 닮은 조형물을 계기로 버킹엄 스테이트가 되었다고 적는다.
마지막 편에도 살림의 디테일은 빠지지 않는다. 수로에 수원을 넣을 수 없어 여수로를 두 개 설치했다가 유속이 「살벌하게」 빨라 하나를 뺐다. 상점으로 쓸 붉은 벽돌 건물을 못 구해 바닐라 상점 건물이 「덕지덕지」 섞였으니 나중에 통일해야겠다고 적는다. 서구 여신상을 찍고 회차하던 05번 버스는 이제 버킹엄 스테이트를 횡단하고, 서구와 남구를 잇는 3510번이 신설됐다.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서구의 모습.
공장만 발라져 있는 동구와 밭만 발라져 있는 남구는…….
이 문장 뒤로 #48은 올라오지 않았다. 1월 19일 #1에서 8월 16일 #47까지, 일곱 달에 걸친 연재가 여기서 멈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