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Monsoon 2021

도화동,
여러 손이 지은 하루

7월의 하루, 여러 사람이 같은 동네를 걷는다.
정오와 오후와 새벽으로 나눠 찍고, 걷길을 시네마틱으로 담고, 카페와 어묵집을 연다.

정오의 도화동 거리. 낮은 상가와 가로수, 철길을 따라 난 산책로가 이어진다.
도화 part 1 '정오'. 같은 동네를 정오·오후·새벽으로 나눠 담은 연작의 첫 편.

청산도 심양시의 한 동(洞)을 두고, 7월의 며칠 사이에 철도와 카페와 어묵집과 영상이 함께 쌓인다. 이 동네에는 여러 사람의 글이 겹쳐 있고, 그 글들이 같은 장소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리킨다.

01폐선을 걷길로

동네의 축은 「도화철도걷길」이다. 7월 12일 미르05가 올린 글은 이 걷길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를 보여 준다. 옛 도화역은 「도화철도걷길 역사관」이 되고, 오랜 세월 쓰였으나 더는 움직이지 않는 협궤 디젤동차와 건널목, 부산 전차를 베이스로 한 구형 전차가 걷길 한편에 놓인다. 폐선한 철도를 걷어 내는 대신, 그 위에 산책로를 얹고 낡은 차량을 전시물로 남기는 방식이다.

같은 글에는 신축 중인 상가 건물과 「걷길과 도화동 일대의 안전을 책임질」 도화파출소가 함께 등장한다. 미르05는 글 끝에 「제가 만든 것만 작성한 건 안 비밀」이라고 적는다. 이 동네에 다른 사람의 작업도 섞여 있다는 표시다.

도화철도걷길과 도화동. 폐선한 협궤 철도 위에 산책로가 얹히고, 낡은 차량이 전시물로 남는다.
도화철도걷길. 옛 도화역은 역사관이 되고, 더는 움직이지 않는 협궤 디젤동차와 구형 전차가 걷길에 남았다. 폐선을 걷어 내는 대신 그 위에 걷길을 얹었다.

02정오, 오후, 새벽

같은 날, 혜화는 도화동을 세 편으로 나눠 올린다. 「도화 part 1 정오」, 「part 2 오후」, 「part 3 새벽」. 본문에는 글자가 거의 없고, 대신 마흔한 장, 열아홉 장, 서른두 장의 사진이 시간대별로 붙는다. 제목에 「데이터 주의」가 달릴 만큼 많은 이미지다.

도화 part 3 '새벽'. 같은 거리가 어둠 속에서 다른 표정을 짓는다.
도화 part 3 '새벽'. 같은 동네를 정오·오후·새벽으로 세 번 통과한 연작의 마지막. 장소를 설명하는 대신 시간에 따른 변화를 담았다.

03시네마틱과 VR로

7월 14일, 티디비는 「도화걷길 시네마틱 투어(Dohwa Commonway Park)」를 예고하고, 그날 오후 5K 시네마틱 영상을 공개한다. 이튿날인 7월 15일에는 같은 걷길을 「360° VR [8K]」로 다시 만든다. 스크린샷으로 쌓이던 동네가 움직이는 화면과 몰입형 영상으로 옮겨 가는 지점이다. 영상에는 「#도화걷길 #심양 #블록서버 #마인크래프트」 같은 태그가 붙어, 이 작업이 서버 안의 기록을 넘어 바깥으로 공개되는 콘텐츠임을 드러낸다.

동네를 채우는 손은 더 있다. 7월 1일 빰뿌르빰빰은 화명어묵의 아리울역점과 심양도화점을 「무지성 확장」이라는 말과 함께 열고, 7월 10일 헤나는 「Cafe Maria」의 열 번째 지점(No.10 심양도화)을 도화동에 낸다. 다른 사람이 만든 카페와 어묵집이 도화동이라는 주소를 공유한다.

Cafe Maria No.10 심양도화. 다른 사람이 운영하는 카페 브랜드가 도화동에 열 번째 지점을 낸다.
Cafe Maria No.10 심양도화. '일상 속의 행복'을 내건 카페 브랜드가 도화동에 지점을 열었다. 걷길·전차·파출소 곁에 다른 손의 가게가 들어선다.

7월 1일 어묵집, 10일 카페, 12일 걷길과 사진 연작, 14~15일 영상. 도화동에 관한 이 여름의 글은 보름 사이에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