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 공항과 대학이 생기다

1단계로 개업한 공항, 첫 대학교, 그리고 '시장이 인터체인지에 미치면 생기는 일'. 도시가 기능을 하나씩 갖춰 가는 초여름의 기록.

마산공항 1단계
마산공항 1단계© 나즈나모에

도시가 도시가 되는 데에는 순서가 있다. 도로가 깔리고 사람이 살고, 그다음에 기능이 하나씩 붙는다.

6월의 마산에는 그 기능들이 한꺼번에 붙었다. 공항이 1단계로 열렸고, 첫 대학교가 생겼으며, 코레일 전동차가 처음 굴러갔고, 도로망에는 목적 없는 인터체인지가 줄줄이 들어섰다.

01비행기가 들어오지 않던 맵

공항 이야기는 6월 1일에 시작된다. 그때까지 이 도시에 공항이 없었던 이유는 취향이 아니라 고장이었다. 맵에 비행기가 아예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있어 공항 개발을 못 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그걸 해결했다고 그는 적었다.

자리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시가지 건너편에 비어 있던 섬이다. 거기에 대형 공항을 계획 중이고 공항철도도 따로 만들었지만 아직은 셔틀버스만 임시로 놓았으며, 뒤쪽은 간단한 주거지역으로 꾸밀 생각이라고 했다.

섬 공항이 좋다는 댓글에 그가 남긴 답에는 조건이 하나 붙어 있었다. 일단 작동만 잘 한다면 조립 공항으로 해 보고 싶다는 것, 그러니까 기성 공항 건물을 통째로 놓는 대신 자재 여러 개를 이어 붙여 만들어 보겠다는 말이었다.

021단계 개업

이틀 뒤 공항이 열렸다. 제목에는 1단계라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완성된 모습은 바다를 사각형으로 매립한 섬 하나로, 활주로가 둘에 흰 차양을 뽑은 터미널이 하나이고 본토에서 다리가 건너온다.

만든 방식은 예고대로 조립이었다. 이런 것도 조립식이라 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그는 국제공항 자재 두 개를 붙이고 옥상에 녹지가 있는 사무 건물을 겹쳐 놓아 친환경 느낌을 냈다고 설명했다. 공항에 구체적으로 무슨 시설이 있는지 전혀 몰라 활주로만 대충 놓았다는 말과 함께, 불편하다면 죄송하다는 사과가 붙었다.

공항철도 역에는 승강장이 둘이다. 하나는 완행으로 마산역까지 모든 역에 서고 다른 하나는 급행으로 그 역들을 무정차 통과하는데, 수요는 대략 8 대 2로 완행이 압도적이라고 그는 적었다.

정작 발목을 잡은 것은 그 수요였다. 비행기가 파리 떼처럼 버글거린다는 표현이 원문에 그대로 있고, 덕분에 공항철도도 미어터져 열 량짜리 중전철을 3~4분 간격으로 쑤셔 넣어야 겨우 해소된다고 썼다.

댓글에는 실무적인 조언이 붙었다. 공항과 유도로 사이 공간은 다 회색으로 칠해 주는 것이 좋다고, 이제 저 사이에 트럭과 공항버스도 배치해야 하니까. 다리를 보자마자 간사이국제공항이 떠올랐다는 말에는 딱히 의식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보인다는 답이 붙었다.

03활주로는 몇 킬로미터여야 하는가

사흘 뒤 그는 공항 주변부를 손봤다. 호텔을 비롯한 상업 지역을 설정했는데, 뭘 채울지 몰라 전부 똑같이 채웠다면서 저 정도면 괜찮으려나요라는 물음을 글 끝에 붙였다.

답으로 온 것은 평가가 아니라 위로에 가까웠다. 본인 마음에만 든다면 그걸로 된 것이고, 오히려 실제 공항보다 조금씩 작게 들어간 느낌이라 이 게임에는 더 잘 어울리며, 실제 활주로처럼 4킬로미터로 해 버리면 살짝 어색해진다는 말이었다.

옆에서 활주로 길이를 괜히 4.2킬로미터로 했나 하는 혼잣말이 붙자 앞의 사람은 자기도 3킬로미터 넘는 활주로를 선호한다며 곧바로 물러섰다. 화물단지가 들어가기에는 좁지 않으냐는 지적에는 좀 좁더라는 답이 돌아왔다.

04협궤를 달리는 코레일 전동차

공항 계획을 올린 것과 같은 날, 그는 전동차 한 편성을 올렸다. 본문은 자음 하나와 한 문장이 전부였다. 협궤를 달리는 코레일 전동차라니 짜릿하다는 것이었다.

협궤는 표준궤보다 폭이 좁은 선로다. 놓인 선로는 좁은데 그 위에 올린 차량은 표준궤용이어서 바퀴가 레일 위가 아니라 침목 위를 구르는 모양이 됐고, 침목 위로 구르는 바퀴라는 댓글이 그 아래 첫 줄로 달렸다. 협궤 선로에 표준궤 열차를 가져다 놓았다는 지적과 마개조당한 코레일 전동차라는 놀림이 이어졌다.

한 사람은 세 항목으로 나누어 감상을 적었다. 한국 전동차만의 감성이 있다는 것, 그런데 레일 위에 바퀴가 굴러가는 것이 위태로워 보인다는 것, 그리고 평균 15프레임 정도로 도대체 어떻게 건축을 하는지 궁금하다는 것.

답도 번호를 달고 왔다. 2번 때문에 아마 다른 전동차로 교체될 것 같고, 협궤 버전을 누가 만들어 주면 좋겠지만 힘들 것이며, 3번은 15프레임 정도면 쾌적한 것 아니냐는 되물음이었다. 저 프레임으로 몇백 시간을 해 와서 그런가 보다는 말이 괄호 안에 붙어 있었고, 평소 건축할 때는 10에서 20 사이이며 원경 처리를 강제로 켜면 8이나 9인 상태에서 사진만 찍고 빠진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15프레임 정도면
쾌적한 거 아닌가요.

05첫 대학교와 초록 지붕

첫 대학교
첫 대학교© 나즈나모에

공항이 열린 이틀 뒤에는 첫 대학교가 섰다. 그냥 기본 건물이지만 대학교 건물은 기본도 나름 품질이 좋더라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사진에는 주황색 기와지붕을 얹은 강의동이 여러 채 늘어서 있고 그 오른쪽 끝에 흰 돔 지붕을 인 대형 건물이 있으며, 앞쪽은 나무를 빽빽이 심고 벤치를 놓은 광장이다. 캠퍼스 오른편으로는 고가 철도와 간판이 빼곡한 상가 거리가 붙어 있고, 대학 앞으로 공항철도와 지하철 1호선이 함께 지난다고 그는 적었다.

댓글이 붙잡은 것은 캠퍼스가 아니라 그 뒤편이었다. 초록 지붕 건물들이 너무 예쁘다는 말에 역시 한국 하면 초록 지붕이라는 답이 돌아왔는데, 사진 왼쪽 위 주택가에 초록 지붕을 얹은 낮은 건물들이 촘촘히 들어차 있다.

오랜만에 보는 도로 자재라는 감탄에는 아쉬움 섞인 답이 달렸다. 참 좋은데 다들 안 쓰고, 조금만 배우면 굉장히 편한 도구인데 그렇다고.

06시장이 인터체인지에 미치면

위에서 내려다본 도로망
위에서 내려다본 도로망© 나즈나모에

6월 6일에는 도시를 소개하는 자료가 올라왔다. 잘 쓰던 펜이 고장 나 그림판으로 대체한다는 사과와 함께, 되도록 확대해서 보기를 권한다는 당부가 붙어 있었다.

자료의 첫 줄은 설명이 아니라 고지였다. 지명은 실제 지명을 따왔으나 전혀 관계가 없음을 미리 알린다고 그는 적었다. 이 매거진이 초판에서 미확인으로 남겨 두었던 물음에 작성자가 이미 답을 적어 둔 셈이었다.

체계는 촘촘하다. 위에서 내려오는 빨간 선과 가로지르는 파란 선이 각각 남부내륙고속도로와 남해안고속도로이고, 그 아래로 마산간선화도로가 노선마다 색을 달리해 깔린다. 동서선은 주거지역이 들어설 명서동 구간만 반지하로 넣어 소음에 신경 썼고, 경화선은 이제 1단계만 열린 채 공항 남쪽 항만과 산업단지를 향해 뻗어 갈 예정이다. 도쿄의 수도고속도로처럼 도로마다 노선 이름이 붙는 방식이라고 그는 밝혔다.

이틀 뒤 그 도로망이 한 번 더 갈아엎혔다. 경화동 도로망을 모두 정비하면서 하는 김에 전부 간선도로로 새로 만들었다는 것인데, 제목은 마산, 시장이 인터체인지에 미치면 생기는 일이었다.

공항에서 나오는 부분에 인터체인지를 두 개 만들었다고 적은 뒤 그는 곧바로 덧붙였다. 사실 목적은 없고 아무 생각 없이 만들었다고. 시내 구간에도 진출입로와 인터체인지가 곳곳에 섞여 들어갔고 마산1대교 쪽에는 분기점이 하나 추가됐는데, 이 정도면 심플하다는 자평이 그 아래 달려 있다.

정비를 마치며 그가 적은 마지막 문장은 도로만 지어 놔도 절반은 온 것 같다는 말이었다. 댓글은 다섯 줄이었고 그중 하나는 시민들이 좋아한다는 한 줄이었다.

출처

편집 노트

이 기사에서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편집부의 해석인지 밝힙니다.

  • 개발 순서·공정·실패·댓글 문답은 모두 원문 그대로
  • 협궤/표준궤 설명은 원문과 댓글의 언급을 편집부가 정리한 배경 서술. 바퀴가 침목 위를 구르는 상태에 대한 묘사는 댓글의 지적에 근거
  • 02·05·06절의 사진 묘사는 게재 이미지에 보이는 범위
  • 댓글은 발언 내용만 옮기고 닉네임은 지면에 쓰지 않았다
  • 2019 여름호 [수안국제공항]·[도시의 기능들] · 가을호 [고속도로에 꽂혀 버렸다] · 겨울호 [여울, 분기점의 연혁]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