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8월 초, 표면 그림 때문에 혈압이 오른다는 질문이 질문 게시판에 올라왔다. 8월 하순에는 흰 바탕에서 표면을 처음부터 만드는 법과 입체감을 넣는 법을 다룬 강좌 두 편이 공략 게시판에 올라왔다. 지난해 봄, 지을 사진을 구하지 못해 멈춘 두 사람의 이야기와 나란히 놓아 읽을 만한 기록.

포토샵으로 만든 표면을 입힌 아파트
포토샵으로 만든 표면을 입힌 아파트© YOGURT

8월 3일, 질문 게시판에 제목부터 지친 글이 하나 올라왔다. 표면 그림을 만들 때 포토샵 때문에 혈압이 올라 죽겠다는 것이었다.

사정은 이랬다. 벡터 프로그램에서는 안 깨지던 그림이 포토샵으로 가져오니 조금 깨지더니, 크기를 줄여 전개도에 넣을 때는 화소가 거의 뭉개져 버렸다고 했다. 어떻게 해야 확대하고 축소할 때 화소가 안 깨지느냐고 그는 물었다.

01혈압이 오른다는 질문

답은 여럿이 달았다. 벡터 방식은 확대해도 안 깨지지만 포토샵은 화소 단위의 비트맵이라 확대하면 무조건 깨진다는 설명이 먼저 붙었고, 정 안 되면 최종 그림의 크기를 키우는 수밖에 없다는 조언이 이어졌다. 같은 그림을 줄여 넣더라도 작은 판에 우겨 넣는 것과 큰 판에 우겨 넣는 것은 다르다는 설명이었다. 건물을 쪼개서 배당할 수 있는 표면 수를 아예 늘리는 방법도 있겠다는 제안까지 나왔다.

규모가 큰 자재라면 최소 2천에서 4천 화소를 기준으로 삼아 제작해야 한다는 말도 달렸다. 축소할 때 재표본 옵션을 골라 쓰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해도 훼손이 너무 심해서 지금은 벡터 프로그램으로 작업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 아래 짧은 한 줄이 있었다. 포토샵에서 보이는 게 진짜 화질이라는 것이었다.

이틀 뒤 같은 사람이 다시 물었다. 다른 사람들은 포토샵을 쓰는데 자기만 무료 프로그램을 쓰는 것 같고 아직도 답을 못 찾겠다는 글이었다. 저장 형식을 바꿔 보라는 조언과 깨졌다는 그림을 올려 보라는 요청이 붙었고, 올라온 그림을 본 답은 이 정도면 어디가 깨진 건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다른 방향의 조언도 하나 있었다. 표면 그림이 전개도 모양일 필요는 없으며, 앞뒤 모양이 같은 역명판이라면 한 면만 있어도 충분하다는 말이었다.

02흰 바탕에 잡티를 뿌린다

강좌의 한 대목 — 겹치기용 필터
강좌의 한 대목 — 겹치기용 필터© YOGURT

8월 23일 공략 게시판에 강좌 두 편이 나란히 올라왔다. 앞 편의 제목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표면의 기본이었다.

첫 문단이 이 강좌의 전제를 밝힌다.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은 표면의 질감이며, 아스팔트와 콘크리트와 벽돌 같은 여러 종류를 표현하려면 내가 가장 원하는 표면을 내려받거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자기 방식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하던 작업을 그대로 소개한다는 단서도 앞에 붙어 있다.

절차는 짧다. 포토샵을 처음 켰을 때 나오는 흰 바탕에서 시작해, 잡티를 더하고, 대비를 자동으로 올리고, 흑백으로 바꾼다. 그 아래에 새 레이어를 만들어 바탕색을 회색으로 채우고, 잡티 레이어를 겹치기 모드로 바꾼다.

여기서 한 번 어긋난다. 뒤 레이어를 분명히 회색으로 설정했는데 결과가 흰색으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원인은 잡티 레이어가 겹치기 모드에 적합하지 않은 데 있고, 그래서 그 레이어를 겹치기에 알맞은 상태로 바꾸는 필터를 한 번 먹인다. 이제 겹치기가 제대로 먹은 것을 볼 수 있다는 문장 뒤에 투명도를 조절하라는 안내가 붙고, 그다음 줄에서 그는 이렇게 묻는다. 이제 좀 표면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콘크리트 같기도 하다는 말이 그 아래 있다.

다음 단계에서는 다른 표면을 겹쳐 얹는다. 내려받은 그림을 무늬로 등록해 두면 언제 어디서든 불러 쓸 수 있고, 크기도 자유롭게 조절된다. 얹은 뒤에는 다시 같은 필터를 먹이고 겹치기 모드로 바꾼다. 짜잔 하는 감탄사와 함께 꽤 그럴싸한 표면이 완성되었다는 문장이 나오고, 참고한 사람은 표면을 다섯 개 정도 합성해서 만드는 것 같다는 관찰이 뒤에 붙는다.

완성된 표면 그림
완성된 표면 그림© YOGURT

03튀어나오게, 들어가게

뒤 편의 제목은 입체감을 표현하는 도구에 관한 것이었다. 첫 줄은 강조다. 가장 가장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가장 가장 많이 쓰이는 효과라고 그는 세 번씩 적었다.

설명은 실무적이다. 다섯 가지 방식 가운데 실제로 쓸 것은 둘뿐이며, 하나는 약한 입체감을 줄 때 쓰고 다른 하나는 강한 입체감을 줄 때 쓴다. 방향을 위로 두면 튀어나와 보이고 아래로 두면 안으로 들어가 보인다는 대목에는 같은 사각형을 두 방향으로 설정한 화면이 나란히 붙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의 처리라고 그는 적었다. 밝은 쪽의 흰색은 부드러운 빛 모드로, 어두운 쪽의 검은색은 다른 모드로 표현하는데, 이유가 함께 적혀 있다. 부드러운 빛 모드로는 검은색이 잘 표현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투명도는 레이어마다 크기와 모양이 달라서 선호하는 값도 다르니 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창문틀을 만들 때는 사각형 도구를 꼭 쓰라는 조언도 있다. 훨씬 편하다는 것이었고, 색을 없애고 테두리만 보이게 설정하는 방식이 창문틀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쓰인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글씨에도 같은 효과를 줄 수 있다며 자연스러워 보이게 크기와 투명도를 맞추라는 안내가 뒤에 붙는다.

04다섯 단계짜리 창문

강좌 하루 전에 그는 결과물을 먼저 올렸다. 다섯 개의 효과를 거쳐 만들어 본 창문이라며 순서를 적었는데, 창문틀을 그리고, 레이어 스타일을 세 가지 얹고, 유리 질감을 넣고, 창문틀보다 조금 큰 사각형을 만들어 창문이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면 끝이었다. 유리는 아무 표면이나 만들어 색감만 넣었다고 했고, 원래 표면이 약간 지저분해야 느낌이 사는 것 같다는 말이 괄호 안에 있다.

댓글은 결과물부터 알아봤다. 블록으로 만든 줄 알았는데 다른 게임이었다는 말이 첫 줄에 달렸고, 원본 크기에 깜짝 놀랐다는 말도 있었다. 이러다 단지 하나를 다 만들겠다는 농담에는 짧은 웃음이 돌아왔다.

정작 제작자의 답에는 실패담이 섞여 있다. 독학으로 익혔다는 지적에 그는 그렇게 해서 빠르게 찍어 내려 했으나 표면 크기 조절에 실패해서 다른 동은 표면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아파트 벽 질감도 같은 방식으로 만드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고 하면서, 다만 그런 외벽은 최대한 단색으로 해야 깔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좌에도 새 질문이 하나 달렸다. 포토샵은 좀 다루는데 만든 간판이나 현수막을 게임에 적용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8월 초의 질문과 방향이 정반대인 물음인데, 한쪽은 그림을 게임에 넣지 못해 막혔고 다른 쪽은 그림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막혔다.

05구하지 못해 멈춘 사람들

지난해 봄호에서 이 매거진은 같은 건물을 두 번 시작했다가 두 번 멈춘 기록을 다뤘다. 그 기사에서 두 사람이 공통으로 남긴 어려움이 표면이었다. 아직 짓는 중인 건물이라 표면에 입힐 사진을 구하기가 힘들고 세부를 잘 살리지 못한 것 같아서, 건물이 완공되면 다시 손봐야겠다는 말이 한쪽 글의 마지막 대목이었다.

텍스처 소스 구하기도 힘들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텍스처의 기본

8월의 강좌는 그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다만 시작점이 다르다. 사진에서 출발하지 않고 흰 바탕에서 출발하며, 필요한 질감을 만들어 등록해 두면 언제든 다시 꺼내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없는 건물의 사진을 구하러 다니는 대신 콘크리트와 벽돌을 스스로 짜 맞추는 쪽이다.

두 강좌가 올라온 뒤 창작마당에 올리면 인기가 많겠다는 말이 댓글에 달렸다. 그해 여름 이 게시판에서 자재를 만드는 일은 몇 사람의 재주에서 절차를 적어 남기는 일로 넘어가고 있었고, 8월 초에 혈압이 오른다고 적었던 사람의 물음에는 그때까지 완전한 답이 없었다.

출처

편집 노트

이 기사에서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편집부의 해석인지 밝힙니다.

  • 질문·답변·강좌의 절차와 순서·자평은 모두 원문 그대로
  • 사진 묘사(아파트 고층부의 석재와 유리, 필터 대화상자와 반지름 값, 완성된 표면의 잡티와 가로 골)는 지면에 실은 세 장에 보이는 범위
  • 강좌의 절차를 지면에서 일반어로 옮기면서 일부 단계 이름을 풀어 적었다. 실제 조작을 따라 하려면 원문을 봐야 한다
  • '한쪽은 그림을 게임에 넣지 못해 막혔고 다른 쪽은 그림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막혔다'와 '없는 건물의 사진을 구하러 다니는 대신 콘크리트와 벽돌을 스스로 짜 맞추는 쪽이다' 두 곳이 편집부 논평
  • 05절의 연결은 편집부가 이은 것이다. 8월의 강좌는 지난해 봄의 두 연재를 언급하지 않으며, 강좌가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쓰였다는 근거도 없다. 지면에서도 '정면으로 다루지는 않는다'고 적어 선을 그었다
  • 연재를 멈춘 사유는 여전히 카페에 적혀 있지 않으며, 지면에서도 추측하지 않았다 (STYLE-GUIDE 3-3)
  • 맺음의 '몇 사람의 재주에서 절차를 적어 남기는 일로 넘어가고 있었다'는 편집부 해석이며, 활동량이 아니라 게시글의 성격 변화를 가리킨다
  • 지면 미게재: 표면 자료 사이트 이름, 참고 대상으로 언급된 제작자 닉네임, 아파트 상표로 읽히는 약칭. 도구·기능 실명은 일부만 옮겼다(텍스처→표면 그림/질감, 오버레이→겹치기, High Pass→겹치기용 필터, Pattern→무늬, UV맵→전개도, 리샘플링→재표본, 픽셀→화소, 에셋→자재). 강좌 기사인 만큼 Bevel & Emboss·Soft light 등 일부 기능명은 제목과 근거 자료에만 남기고 본문에서는 일반어로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