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s — 2024 봄호
빌리브,
실물 아파트를 옮기다
도면과 스트리트뷰만 보고 실존 단지를 복제한다.
대한민국 아파트의 팔 할은 같은 순서로 옮길 수 있다는 사람의 봄.
빌리브 연작의 작성자가 블록으로 올리는 건물은 모두 대한민국에 실제로 존재하는 아파트 단지다. 참고 자료는 게임 밖에서 온다. 도면과 배치도, 그리고 스트리트뷰다.
첫 편은 3월 6일의 「빌리브하남」이었다. 서버의 「자유섬」에 건설 중이라는 짧은 말과 함께 시작했고, 나흘 뒤와 닷새 뒤에 #2, #3이 이어졌다. #3에서 그는 상세한 부분까지 구현하고 싶었지만 자료도 의지도 없어 나무와 조형물만 대충 놓고 마무리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 줄을 덧붙인다. 서버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완공한 건축물이라는 것이다.
01자유섬에서 시작하다
그는 필요하면 월드에디트로 옮겨 가도 좋으니 이동한 좌표만 알려 달라고, 주변 환경에 맞춰 조경을 조금 더 다듬겠다고 적었다. 완성한 건물을 서버 곳곳으로 「태워」 보내겠다는 표현도 나온다. #2에서는 건축물 이전 문의를 받는다는 한 줄까지 붙었다.
이어진 두 번째 시리즈는 서울 강동구의 「고덕어반브릿지」였다. 그는 이것을 「자유섬 시리즈 2」라고 불렀다. 여기서부터 작업의 난이도가 올라간다. 6개 동 593세대 단지인데 559세대, 약 94.3%가 두 개 동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 그를 어지럽게 했다. 그 두 동 저층부 판상형의 동선이 복잡하고, 특히 1001동은 5층에 모든 세대와 코어와 옥상을 잇는 통로가 있어서 거기 물린 옥외공간과 휴게시설까지 고려할 게 많았다. 게다가 저층부와 커뮤니티 시설에 관한 자료는 하나도 없었다. 그는 「하.」라는 한 글자로 그 막막함을 적었다.
02팔 할은 같은 순서로 옮긴다
세 번째 편에서 그는 자신의 작업 순서를 일곱 단계로 공개했다. 평면 유닛 만들기, 평면 유닛 조합하기, 기준층 유닛 복사해 붙이기, 아파트 외벽 꾸미기, 기준동 복사해 붙이기, 외부 조경 꾸미기, 디테일 추가하기. 그리고 이렇게 적었다.
대한민국 아파트 중 거진 80% 정도는 위 방법으로 마인크래프트에서 구현 가능합니다만
최근 생기는 아파트 단지들은 해당 프로세스를 적용하기 모호한 게 많더라고요.
같은 세대 평면이 층마다 반복되고 같은 동이 단지 안에서 되풀이되므로, 유닛 하나를 정확히 만들면 나머지는 복사와 배치가 된다. 그가 예외로 든 것은 최근 단지들이다. 고덕어반브릿지도, 그가 언급한 고덕어바니티나 반포원베일리(수정 전 설계안)도 이 순서를 그대로 대기 어려웠다. 디테일을 살리면 살릴수록 「이게 뭐람」 싶은 것들이 늘었다고 그는 적는다. 선큰광장에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갈 줄 알았는데 바로 지하주차장과 접해 있더라는 관찰이 그 예다.
03정산, 그리고 다음 단지들
3월 30일, 그는 「정산」이라는 제목으로 그동안 만든 것들을 정리했다. 빌리브하남은 완료, 고덕어반브릿지는 제작 중. 정산 글에서 그는 빌리브하남을 두고 「선녀였다」고 회고한다. 자료가 풍부하고 도면이 풍부하고 사진이 풍부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덕은 지하층과 저층부 자료가 너무 없어 블로그와 유튜브 등에서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자료를 조금씩 모아 가며 만드는 중이라고 적었다.
정산 글에는 아직 이름을 밝히지 않은 세 곳이 「제작 중」으로 걸려 있었다. 서울 송파구, 서울 영등포구, 대구 달서구. 봄의 후반부는 그 예고를 채우는 시간이었다. 4월에는 「빌리브스카이」가 올라왔다. 높이를 확인하려고 올렸다가 다시 층수를 줄였다는 그는, 엄청 높아서 「스카이인가 보다」라고 적으며 근린생활시설과 상가 내부 구조가 무척 어렵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빌리브죽전」이 세 번째 빌리브로 등장한다. 단지 배치부터 주동 구조까지 비교적 간단해 지금껏 만든 것 중 가장 빠르게 진행된다고 했다.
04네거리를 채우다
연작의 마지막 국면은 「죽전네거리모음집」이다. 여기서 그는 40층대 주상복합으로 서버 도시 송주시의 길거리를 채운다고 밝혔다. 주차장 도색의 회색 톤을 잡기가 어렵다는 실무적인 고충, 배치도와 스트리트뷰 이미지만 보고 「얼레벌레」 만들어 버린다는 방법이 나란히 적힌다. 두 번째 모음집에서는 완성된 세 동을 실제 주소로 호명한다. 대구 달서구 와룡로 186 빌리브스카이, 죽전1길 41 죽전시티프라디움, 달구벌대로 1581 빌리브죽전.
3월 6일부터 4월 25일까지 열네 편. 경기 하남에서 서울 고덕을 지나 대구 달서까지, 이 연작에 올라온 건물은 모두 실제로 서 있는 단지였다. 3월 30일 정산 글이 제작 중으로 걸어 둔 세 곳 가운데 이 봄에 이름이 드러난 것은 대구 달서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