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Winter 2021

강인가 천인가,
이름 투표

물줄기가 강인지 천인지를 투표로 정하고,
거기에 이름까지 붙인 시장들이 있었다.

노을이 진 블록 도시의 전경. 강과 시가지 위로 붉은 하늘이 퍼진다.
화명시 일대의 노을. 84장을 한 번에 올린 '스압) 블록.노을' 중에서.

물줄기 하나가 여러 도시를 지난다. 그것을 무엇이라 부를지는 어느 한 시장이 정할 수 없어서, 2월 초와 2월 하순에 두 차례 투표가 열렸다.

01재개발이라는 배경

화명시 재개발. 도로망부터 다시 그렸다.
화명시 재개발. '1월 내로 도로망 완료, 3월까지 정비 완료' — 도시를 통째로 다시 짜는 겨울이었다.

이야기의 배경에는 화명시의 재개발이 있다. 1월 11일, 재개발 예상 도로망을 공개하며 「1월 내로 모든 도로망 완료 후, 3월까지 모든 정비 완료」를 예고한다. 그동안 개발이 좀 늦어질 것이라는 양해와 함께다. 도시를 부분적으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 도로망부터 다시 그리는 전면 재개발이었다.

02보라·검정·빨강·갈색

2월 1일, 「청산도(동부)의 강들, 천인가 강인가?」라는 제목의 투표가 올라온다. 지도 위 물줄기를 색으로 구분해 — 보라색 선, 검정색 선, 빨강 선, 갈색 선 — 각각이 강인지 천(하천)인지를 묻는다. 「도시끼리 정할 수 있나요?」라는 조심스러운 물음과 함께, 가능하다면 이 결과를 운영진에게 문의하겠다는 절차가 붙는다. 강이 지나는 특정 도시와 이름이 연관되어서는 안 된다는 규칙도 미리 정해 둔다.

다음 날 결과가 나온다. 보라는 강, 검정은 천, 빨강은 강, 갈색은 천. 이어 이름 부문이 열린다. 진홍·동산·부영·상원·동원·상산·호명·안서·송산·고운·아름·중흥·한탄·금강·대천·인현·간석 — 댓글로 모인 후보가 나열되고, 오천·심양·동림·화명 네 시장이 각자 색깔별로 이름을 골라 협의하기로 한다.

03상산, 한탄, 상원

화명시 지하철 노선도(종합). 광역 지리가 정리되자 도시의 안쪽도 함께 정돈된다.
화명시 지하철 노선도. 강과 천의 이름이 정해지는 사이, 도시 내부의 망도 함께 그려졌다.

2월 20일, 이름 투표가 마무리된다. 빨강은 상산, 금색은 한탄, 검정은 상원. 보라는 「동상산」이 되었다는 결과가 붙고, 「추후 운영진분들에게 이 이름대로 건의드리겠습니다」로 마감한다. 마지막에는 「상산과 한탄, 한자는 뭐가 좋을까요」라는 물음까지 남긴다. 이름을 정하고, 그다음엔 그 이름의 한자를 고민한다.